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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봄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

by Sapiens


오늘은 입춘이다. 24 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이다. 집집마다 입춘대길이라는 글을 대문에 붙여 일 년 동안의 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청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기 위해 공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지 어슴푸레한 거리 속에서 몸을 숨기고 카카오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예전에는 입춘날에는 남의 집에 가지도 말라는 옛말이 있지만, 요즘은 그런 말이 무색해진 지 오래다.


잠시 후에 도착한 택시에 올라탔다. 새벽인데도 거리에는 차들이 많았다. 그 많은 차의 틈 속에서 내가 탄 택시도 열심히 도로 위를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이미 수많은 여행객과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새벽 시간이라고 하기엔 열심히 돌아가는 공항이 번잡해 보인다.


새벽 시간이라 고요함을 기대했는지 조금 당황스러웠다. 입춘이라는 옛말의 의미는 정말 잊히고 많은 사람이 이동 플랫폼인 공항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다.


봄은 소리 없이 오고 있었다.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발소리처럼, 들리지 않는 여행의 설렘처럼, 자신의 호흡만큼 숨을 쉬며 우리의 곁에 오고 있었다.

여행객들은 설렘을 싣고, 업무상 오고 가는 사람들은 도전을 싣고, 누구나 마음속에 새로운 감정 하나씩을 가지고 비행기에 오른다. 하늘을 나는 비행시간 동안 나름의 꿈을 꾸며 새벽 시간을 보낸다.


이미 우리는 봄을 즐기며 봄 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봄꽃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봄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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