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오후 4시는 나에게 가장 한가로운 시간이다. 그래서 잠시 여유로운 티타임이나 모임을 갖기도 한다. 때론 늦은 낮잠으로 노곤함을 풀기도 한다.
사실 육아를 할 때는 가장 분주한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들 픽업, 학원, 식사준비 등 여유롭지 못했다. 두 아이가 졸업을 하고 대학에 가고 나니 정말 시간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누군가를 위한 시간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지만, 나를 위한 시간은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 되어주는 황홀한 순간이 되어준다. 마치 그동안의 보상이라도 받는다는 거랄까?
삶은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기회가 찾아온다. 살아오면서 그러한 경험을 하곤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길이 펼쳐지기도 하고 나 자신을 새로운 길 위에 서 있게 되기도 하더라.
인생 시계에서 정오는 인생 오십을 의미한다고 한다.
고령화시대에서 오후 4시는 몇 살을 의미할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50대의 중반인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참으로 길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니 좀 더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걸어가고 싶다. 걸어가다 보면 다양한 길들이 펼쳐질 것이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길들을 설렘으로 바라본다.
세상의 모든 경험은 유의미한 사건으로 나 자신을 요동치겠지만 그 속에서 성장할 것임을 안다. 그러니 평온한 현재를 즐기며 온전한 시간 속에 존재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