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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우리는 꽃이다

by Sapiens

감동적인

겨울을 지나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시간의 걸음 위에서 우리도 부지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조금씩 온도가 오르고, 가느다란 나뭇가지에는 어린싹들이 움트고 있다. 조금 있으면 곧 삼월이 된다. 그러면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와 주변에는 생각지도 못한 푸른 잎들이 하나씩 터져 나올 것이다.



집집마다 꽉 닫혔던 창문들이 조금씩 열릴 것이고 옷차림도 점점 가벼워질 것이다. 특히 칙칙했던 하늘에 화사한 색을 덧칠하듯 세상은 온통 밝은 색으로 바꿔진다. 그렇게 봄은 오고 있다. 이 얼마나 경이로운 사건인가?



일상의 무료함을 느끼는 우리는 계절의 바뀜으로 잠자던 활기를 되찾기도 한다. 어느 날 화사한 옷을 갈아입은 꽃잎들이 휘날리며, 꽃향기를 내뿜으며 내가 왔어요 알릴 것이다. 그렇게 감동적인 순간들을 마주할 것이다. 시간의 걸음은 멈춤이 없다. 성실한 추의 움직임이 우리를 계절의 순환 속에 존재하게 한다.



그 순환 속에서 우리도 걸어가며 조금씩 허물을 벗듯 성장하고 있다. 헐벗은 나뭇가지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듯이 사계절의 탈바꿈하는 시간 속 수많은 사건이 우리와 뒤섞이며 조금씩 변화되는 자신을 만난다. 어느 날 열매가 터져 화사한 꽂이 피어나 세상을 뒤덮이는 날, 우리는 탄성을 내뱉으며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한다.



우리도 자신만의 그런 화양연화를 즐기며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과 우리가 무엇이 다를까? 같은 존재로 겉모습만 다를 뿐이다. 세상에 피어난 하나의 꽃과 같은 존재이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는 것 또한 감동적인 순간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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