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는 방법
그날도 그녀는 길을 걷고 있다. 어딘가로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은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수많은 종이들이 단정한 옷으로 치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생인 그녀는 서적들이 진열된 구석진 장소로 발걸음을 천천히 옮긴다. 시야는 공간 전체를 스캔하듯 훑어보고 있다.
우선 공간 가득 뿜어내고 있는 책 향기에 취해본다. 천천히 처음 만나는 이름들을 살피며 눈빛을 마주하는 친구를 집어든다. 그리곤 앞표지와 뒤표지의 설명을 읽어 내려간다. 상대가 궁금해지면 프롤로그를 펼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렇게 만난 친구와 소통이 되면 그는 나에게로 걸어온다. 더불어 나도 그에게로 다가가 품어본다. 때론 다음을 기약하기도 하고 때론 한 순간의 마주침으로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그녀는 철학과 인문학을 즐긴다. 삶에 대한 고뇌에서 벗어나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생각으로 젊은 시절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한 사람의 우주를 마주한다. 그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여행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존재이다. 그래서 항상 그들을 만날 때는 떨린다. 그리고 설렘으로 가득하다.
그녀는 자주 그들과 소통하고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그녀를 빚고 색을 입히는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그녀의 정신과 현실세계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들은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 그 내어줌으로 타인을 성숙하게 살찌우고 생각의 전환을 일으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 준다.
그녀는 그래서 그들과의 동침을 즐긴다. 그녀 자신을 일깨우고 성장시키는 그들을 만나는 일은 그녀가 나이가 들어가도 눈부신 떨림을 가져온다. 그 떨림을 즐기는 일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오늘도 그녀는 그들과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