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이 좋다

-신의 선물

by Sapiens


<am.6:00>


그늘이 좋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삶의 그늘을 맞닥뜨린다. 그늘을 지나오면서 무언가를 얻는 이도 있지만 상실하는 이들도 있다.


그늘은 터널과도 같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밝은 햇살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지만, 또다시 폭풍우가 치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늘은 찾아온다. 하지만 그 무엇도 지나가게 되어있다. 수많은 지나감 속에 우리는 무디어지기도 때론 단단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삶은 흐름 속에 잠시 머물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 아픔이, 고통이, 던져진 상황 속에서 잠시 지체하게 한다. 그러한 머무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으로 충전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인생이다. 그 속에는 명암이 존재하고, 힘듦과 행복이 반복되는 순환 속에 던져져 있다.


'나는 그늘이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정호승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시가 뭉클한 이유는 나 또한 오십 줄기의 삶의 마디까지 오다 보니 공감하게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그늘이 지나갔다. 그 그늘은 항상 나를 성장시키는 매개체 역할이 되어주었고, 좀 더 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존재이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이유도 소소한 일상의 감사함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은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다. 알아차림 또한 고통이라는 굴곡을 지나와야 느낄 수 있는 값진 깨달음이다. 신은 고통이라는 페르소나를 쓰고 우리에게 선물을 들고 찾아온다. 누군가는 달아나 버리지만, 누군가는 맞서 부딪혀본다.


수많은 부딪힘은 날카로웠던 자신을 둥글고 부드럽게 연마해 준다. 그렇게 삶의 깊이 속에 자신을 두게 된다. 그 속에서 그늘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나에게 삶의 의미는 쓰라린 상황 속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각하게 되었다. 내 일상이 그렇게 충전되며 그늘이 지나고 다시 밝은 해가 비추었다.


나는 그늘과 눈물, 자신을 성장시키는 아픈 상황들이 좋다. 그것들은 나를 숙성시키는 재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시로 밀려오는 회오리 같은 폭풍우도 감사히 맞이하게 된다. 어떤 깨달음을 함께 갖고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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