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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나비 Aug 16. 2022

행복 시장기 배 우승

배려할 줄 아는  파트너가 인생  파트너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하!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 

챔피언  - 싸이 -




민턴에 입문하면서 꼭 해보고 싶은 거창한(?) 꿈이 있었다.

라켓 두 자루 들고 전국을 여행하면서 스포츠 음료 몇 병 사들고 타 클럽에 나가  “한 게임 잡아주세요” 정중하게 인사드리고 전국적 민턴 쟁이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게임하는 꿈.

     

낯선 클럽에 나가 낯선 타인들 속에 섞여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을 가지고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하는 것, 그 지역의 소문난 맛집을 찾아 그저 집 만의 특급 요리를 즐기는 또 다른 꿈도 함께 꾸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보 꼬리표인 D급을 빨리 떼내는 것이 시급했다.   

    

마흔여섯이 되던 해 5월 달. 행복 시장기배 대회가 김사랑 배드민턴 전용구장에서 열렸다. 

40대 D급은 참가자가 가장 많고 선수층이 두터워 우승을 위해서는 실력은 필수고 약간의 운까지 따라줘야 했다.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고 들어가기 만큼 힘든 대회였다.  

    

달빛 클럽에서 파트너 선정 문제로 인해 한동안 마음을 크게 다치고 의기소침해 있을 때 나보다 두 살 많은 도현 형이 클럽에 가입했다. 말수가 적고 술 좋아하는 형은 딱히 이것저것 재고 따지지도 않고 그냥 나랑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나는 안 꽂히는 스메싱과 클리어가 좋은 편이라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후위 민턴을 구사하고 탁구를 치다 온 도현 형은 운동감각이 좋고 전위에서 상대방의 빈 곳을 잘 보는 전형적인 전위 민턴을 구사했다.   

급수에 비해 상대방을 속이는 드롭샷과 허슬 플레이가 화려하고 무엇보다 찬스를 절대 놓치지 않는 네트 킬이 예리한 사람이었다.    

  

행복 시장기배 대회가 개최되기 전 우리는 이미 전주에서 소망 일보 전국 배드민턴 대회에 나가 당당히 3등으로 입상한 경력이 한차례 있었다.

 

민턴에 있어 전국대회라는 것은  드러내지 않고 숨겨놓은 구력과 실력들이 어마 무시한 승천만 못했지 십 년 먹은 B급 A급 이무기들이 상품에 눈이 멀어 대회 신청은 양심 없이 초보 급수인 D급으로 신청해 나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 인 경우가 많다.  

     

전국 씨름 대회에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맞붙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실 거다. 수년째 연합회에 민원을 넣고 건의하고 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는 병폐 중 하나다.       

이 전국대회에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짝이 되어 둘이 호흡을 맞추고 나간 대회치 고는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각자의 플레이에 가타부타 지적질을 일절 하지 않고 운동 중에 실수를 해도 잘한다 잘한다 격려만 해주었다.  파트너에 대한 신뢰가 이심전심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준 것 같다.


이날 첫 게임을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서 32강 16강 8강 4강을 거쳐 결승전까지 올라가니 시간은 오후 4시가 훌쩍 지나 있었다. 우승까지 가는 길목에는 지치지 않는 체력과 집중력이 반,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떨지 않는 두둑한 베짱이 반을 차지한다. 기기에 행운의 여신이 함께 웃어주면 금상첨화다.   

   

체육관내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상대편 소속 클럽의 열띤 응원 속에 우리는 결승전에서 23대 19로 밀리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속에 ‘이대로 라면 지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도현 형이 “ 잃을 게 없어. 져도 승급이니 편하게 쳐라” 한다. 마음이 편해지자 없던 집중력이 생겨났다. 

    

앞에 있는 내 파트너를 믿고 될 대로 돼라 하고 시종일관 공격 위주로 셔틀콕을 쳐댔다. 결승전이라 상대방도 긴장을 했는지 라인 밖으로 떨어져 아웃되는 내 셔틀콕을 친절하게 자꾸 받아준다.  

   

한점 한점 따라잡기 시작해 스코어는 24대 24. 듀스 없이  이제 한 점을 먼저 내는 쪽이 우승을 하게 된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손에 땀이 흥건했다. 다행히 서브권을 내가 아닌 도현 형이 가지고 있어서 실패 없이 서브 성공. 상대편이 어설프게 처리해 네트 위로 뜬 콕을 도현 형이 전위에서 잡아채 짧게 끊어 때리는 푸시로 마무리.


25대 24로 기적 같은 대역전승을 이뤄냈다. 감격스러웠다. 비교적 단기간인 3년 만의 승급. 그것도 클럽 창단 이후 우승으로 승급을 한 경우는 우리가 처음이었다.


연락을 받고 아내와 아이들도 체육관에 나와 함께 우리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세상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이날 상품으로 받은 우승 라켓은 아직도 고이 잘 간직하고 있다.

      

생활체육인 민턴에서 파트너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좋은 파트너는 상대를 배려하며 편하게 파이팅을 북돋아 주는 그런 파트너다


부부생활도 마찬가지 상대방을 배려하며 따뜻하고 고운 말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지 뭐 하고 살면 다투고 싸울 일이 없을 것 같다. 

마음은 항상 아내에게 져 줘야지 하면서도 막상 실천을 하지 못하는 바보가 바로 나다

인생사 조금 내려놓고 져주면서 살면 몸도 마음도 편하다

.      

파트너가 되어 함께 한다는 것. 조금 삐꺽거려도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나도 조금 참아 주는 것, 서툴러도 진득하게 기다려 주는 것. 그 사람이 멋진 최고의 파트너 

도현 형! 오래도록 우리 함께 브라보!!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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