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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나비 Aug 16. 2022

오늘 나의 행운은?

자전거 너 거기 딱 기다려라 

우리가 머물렀던 곳에 함께 있었다는 것도 정말 행운이죠

언제가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제임스 므라즈 –행운-     

          

실력보다 상위 레벨이 운빨이다. 살다 보면 '되는 놈은 뒤로 엎어져도 금가락지'라고 타고난 운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

      

일반적으로  민턴 클럽들은 한 달에 한번 회원 간 친목을 다지는 월례대회를 개최한다.

회원들은 각자의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월례대회에 참석을 하고 집행부에서 가계에 보탬이 되는 각종 경품들, 치킨과 떡 음료 커피 정도의 소소한 음식을 정성껏 장만한다.  

   

집행부가 준비하고 회원들이 성의껏 협찬한 물품이나 상품권 등을 게임이 끝나고 난 후 다 함께 모여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나누어 준다. 당첨되면 좋고 안되면 다음 기회에 뭐 이런 즐거움이 있다.   

  

6월 월대 참석 인원은 26명. 그중 운이 좋으면 그때그때 달라지는 10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 상품권, 에어 프라이기, 셔틀콕 1타 더 재수가 좋으면 20만 원 상당의 고급 라켓이 내 것이 될 수도 있으니 전날 밤 꿈을 잘 꿨다면 경품 추점에 기대를 해 볼만 하다.

      

행복시에서 클럽활동을 할 때는 돼지띠인 덕분인지 참석하면 쌧복이 좋은 나는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시장기 대회 때는 수백 명의 경쟁자 들 속에서 자전거를 타오기도 했고 십 킬로짜리 쌀도 여러 번 탔었다. 

    

이런 내가 작년, 코로나 여파로 군산으로 클럽을 옮긴 이후 새 클럽에서는 운이 다했는지 클럽 하고 안 맞는 것인지 좀처럼 승률 높았던 추첨복이 좀처럼 끗발이 서지 않고 있다.

     

총무가 당첨자를 뽑을 때 자신의 이름이 추첨 초반에 불리면 주로 저가의 경품에 걸린 것이다. 라면, 화장지, 세제, 이런 자잘한 물건들이다. 반대로 초반 추첨을 끝내고 중반을 지나 추첨 종반까지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고 살아남으면 고가의 1등 아니면 2등 경품에 추첨이 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현재 몸 담고 있는 클럽에서 내가 상위 경품을 타본 적은 아직까지는 없다.


작년 12월 경찰 고유의 민턴 모임인 해피클럽에서 경품 추첨을 한 적이 있다.

1등 상품은 허광희 선수가 사용하는 28만 원 상당 고급 라켓 2등은 15만 원 상당 신발  3등은 10만 원 상당 가방 

    

그날의 참가인원은 20명. 가장 저렴한 경품인 아메리카노 1잔 쿠폰부터 각종 세제, 김, 민턴 티와 반바지 , 사과즙, 기타 등등 다 주인이 나타났다. 가방 신발 등 주인이 나타나고 1등 상품 라켓만이 남아있었다.  

   

그때까지 내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설마 저 라켓이 내 거? 가슴이 두근두근 운 좋게 맨 마지막 당첨자는 나였다. 오~ 하나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살다 보니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기는 오는군요 제가 1등 경품에 당첨이 되다니요"

      

솔직히 라켓을 경품으로 타서 기쁜 것도 있었지만 군산으로 클럽을 옮기고 난 후 내 일상이 흐트러지고 행운의 여신에게서 자꾸 밀려나 운수 나쁜 날이 반복되어 인생의 길운까지 다 된 것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났었다. 

    

민턴이 뭐라고 재미로 하는 경품 추첨에 인생의 길운까지 걸어 운명을 점치려 한다고 웃을 수도  있겠다.

한심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쉰 중년에게 민턴은 그런 것이다. 살아가면서 울고 웃는 한 막의 무대가 되기도 하고 때론 삶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각자 형편에 맞게 아기자기한 상품들을 후원하고 당첨을 기다리는 순간의 은근한 떨림. 기다리는 그 순간이 스릴 있고 즐겁다. 

     

작은 상품이 걸리면 걸린 대로 큰 상품이 당첨되면 당첨되는 대로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해 어떤 것이라도 당첨이 되는 순간 작은 인생 로또를 맞은 것처럼 행복한 그런 순간을 함께 기뻐한다.

 

라켓을 들지 않았다면 누릴 수 없는 즐거움들이다.

출동으로 불참한 이번 7월 월례대회에서는 누가 또 행운의 일등 상품을 가져갈라나?

그들과 나의 인생에 늘 행운이 깃들기를

Good luck!(행운을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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