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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나비 Aug 16. 2022

환장의 백 클리어

나는 언제쯤....

살다 보면 알게 돼 비운다는 의미를

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꿈이었다는 것을 

띠리 띠리 띠리리 띠 띠리 리리      

나훈아 –공-     


어떤 것들을 새롭게 배우거나 익힐 때 도전하는 그 무엇을 하다 보면 유난히 잘 안 되는 동작들이나 특정 부분에서 매끄럽게 진도가 나아가지 않고 꼭 막히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노래를 따라 배울 때 특정 소절을 반복해서 틀리거나 피아노 건반을 두드릴 때 막히는 악장에서 꼭 그 악장의 건반을 잘못짚거나 요리를 할 때 필요한 양념을 계속해서 잊고 제때 넣지를 않아 전체적인 음식을 완성하는데 실패한 경험들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틀리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 재차 도전해 보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뇌는 그 부분을 꼭 틀리게 기억해 번번이 놓치는 부분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민턴에 입문하고 배우기 시작했던 백 클리어가 그랬다.

내 나름대로 이름 붙이기를 환장의 백 클리어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백스윙이 바로 그것이다.   

   

오른손잡이가 왼쪽 옆구리 쪽으로 깊게 파고들며 날아오는 셔틀콕을 옆으로 몸을 틀어 왼쪽(백)에서부터 스윙을 해서 셔틀콕을 길게 멀리 걷어 올리는 기술이 당최 생각만큼 진도가 나아가질 않았다.   

   

상대방은 나의 백 쪽으로 콕을 자꾸 보내야 맞 받아치는 내 곡이 짧아져 득점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백 쪽으로 집요하게 공략해 온다. 

    

이런 상대의 날카로운 백 쪽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빠른 발을 이용해 백 쪽 콕을 오른발을 앞에 두고 포헨드 라운드 스윙을 하거나 백 클리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하여 여유 있게 상대방의 콕을 길게 걷어 올려 되돌려 주면 된다.

      

코트에 들어서면 백 클리어를 완벽하게 잘 구사하는 생활체육 동호인은 거의 드물다. 백 클리어를 얼마나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고수와 초보가 확연히 구분이 된다.  

    

고수들과 게임을 해보면 백 클리어에서 확실히 차이가 날 때가 많다. 어렵지만 반드시 마스터를 해야 하는 기술 중 하나이다.   

   

개인 레슨을 신청해 두 달 가까이 집중적으로 백 클리어 수업을 받았지만 좀처럼 완벽한 동작이 구사되지 않았다.      

“팔을 직선으로 쭉 뻗지 말고 15도 정도 구부린 다음 콕을 위로 쳐내세요” 열정 넘치는 강 코치가 소리를 지르며 채근을 해댄다.   

   

집에 가서 유튜브로 많이 찾아서 선수들 동작을 흉내도 내보고 전신 거울을 보며 백스윙을 연습해 봐도 막상 게임에 들어가면 마음처럼 셔틀콕은 멀리 날아가지를 않고 걷어 내기에 급급하다.   

   

라켓을 잡은 지 10년째, 그럭저럭 백스윙을 흉내를 내보고는 있지만 

상대방이 밀어붙이는 백 쪽 공격은 백 클리어가 완벽하게 구사되지 않아 여전히 속수무책 점수를 내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아~  환상의 백 클리어가 아니고 환장의 백 클리어 

뭐가 문제 일까? 언제쯤 나는 백 클리어에서 자유 로워 질 수 있을까?   

  

난 오늘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안고 고민하는 민턴 개똥 철학자가 되어  백 클리어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동작이 좀 잘 나올 때는 ‘흠 이 정도면 됐네. B급한테는 안 밀리겠구먼 ’하다가도 스텝이 꼬이거나 비거리가 짧아 실점을 하게 되면 ‘이놈의 백 클리어 환장하겠네’ 하고 투덜 된다.

      

마음은 용대 선수처럼 코트 안에서 절대 고수인양 여유롭고 싶은데 환장의 백 클리어가 발목을 잡고 있어 여전히 나는 C급에 머물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진득하게 노력하면 조금은 늘겠지?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오늘도 클럽에 나가 민턴을 이제 막 접한 신입 회원들에게 내가 아는 만큼 얄팍한 기술과 스텝을 가르쳐 준다. 신입들에게 부탁한다. 내 백 쪽으로 공을 좀 높이 쳐서 보내 주세요. 가르치면서 나도 그들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한 사람은  서툰 기술을 연마하고 신입들은 초급 기술을 연마하니 서로가 좋다. 

인생사 나 홀로 춤을 출입은 없다. 서로 한마음이 되어 함께 춤을 추면 더 신이 난다.

      

아~ 환장의 백 클리어!! 진짜 환장하겠네 언제쯤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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