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
재환
겨울아
말 안 듣는 겨울아
눈 내려 내 번뇌에 찬 마음 덮어 달라 했는데
너는 대꾸도 않고
돌아앉아
엽전만 세고 있구나
겨울아
네게는 온화한 남풍보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삭풍이 어울린다
기생년 양 구두보다
내 님이 싣던 하얀 고무신이 더 어울린다
겨울아
내님이 기다리다 지치면
애꿎은 달력만 넘기고 있으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백마 타고 온다고 전해라
겨울아
너의 호시절 다 가고
남녘에서 봄 오면
너는 찬밥인 줄 알아라
동짓 날 가지전에
눈이나 펑펑 뿌려 주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