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재환
2월의 포장마차는 주인이 없다
문은 열어 놨지만
소주를 가져다 먹어도
어묵 국물을 퍼 먹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내 가슴이 시려 온 줄 주인도 안다
소주병이 줄을 서 천막을 뚫고 나가도
주인은 말릴 줄을 모른다
그 옛날 주인이 겪었던 아픔을
지금 내가 똑같이 겪고 있기에
지켜보는 이의 주량도 늘어난다
주인장의 빨간 추억도 되살아 난다
초겨울에 문을 연 포장마차 백열전구는
해가 바뀌어도 내 가슴 한가운데서 대롱 거린다
포차야 너는 나를 떠나 살 수 있느냐
나는 색 바랜 추억 때문에 너를 떠나 살 수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