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겨울(40)-포장마차

by 연오랑

포장마차

재환

2월의 포장마차는 주인이 없다

문은 열어 놨지만

소주를 가져다 먹어도

어묵 국물을 퍼 먹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내 가슴이 시려 온 줄 주인도 안다

소주병이 줄을 서 천막을 뚫고 나가도

주인은 말릴 줄을 모른다

그 옛날 주인이 겪었던 아픔을

지금 내가 똑같이 겪고 있기에

지켜보는 이의 주량도 늘어난다

주인장의 빨간 추억도 되살아 난다

초겨울에 문을 연 포장마차 백열전구는

해가 바뀌어도 내 가슴 한가운데서 대롱 거린다

포차야 너는 나를 떠나 살 수 있느냐

나는 색 바랜 추억 때문에 너를 떠나 살 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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