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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Feb 07. 2023

#시가 있는 겨울(41)-봄은 어디쯤 있을까?

봄은 어디쯤 있을까


                             재환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뒷집처녀는 대놓고 눈이었으면 하지만

이곳이 남녘임을 잊은 탓이리라

해는 달인 듯 아래동네 과부인 듯

산 아래 누구에게 

잡힌 바짓가랑이를 움켜잡고  오른다

창밖 아지랑이가 스물스물

자신을 말리다 말고

창안으로 얼굴을 드리운다

밤새 단장하고

마지막 립스틱까지 발랐으니 

뽀샤시하다 

제 역할을 다 했음이다

이제 내 차례다

겨우내 고여 있어 

뜨거워진 폐 속 공기를 

마음껏 토해낸다

두 팔 벌려 성급히

봄을 마중한다

텃밭에서 겨울을 보낸

이름 모를 새싹도 

두 팔 벌려 싹을 틔운다

오늘은 봄을 만나기 100미터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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