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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11. 2023

[주재기자에서 대기자 되기]-<7> 기관장은 심심하다

6. 기관장은 심심하다

기자생활을 처음으로 하는 젊은 기자들은 기관장들을 직접 만나기를 꺼려한다. 특히 언론사가 아닌 일반 회사생활을 하단 사람들은 기관장은 어려운 존재요, 감히 근접하기 어려운 상대로 인식한다.

하지만 대학의 신문방송학과에서는 가장 먼저, 주안점을 가지고 교육하는 것 중의 하나가 기관장의 직함 뒤에 ‘님’ 자롤 붙이지 않도록 교육한다.

기자가 기관장을 만나는 일은 기자 개인으로 만나는 일이 아니요 독자, 시민, 국민들을 대신해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극존칭을 쓰거나 아부 성 극 호칭을 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기관장도 그 직에 있을 때 장이지 알반인과 똑같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 헐 수 있다.

소제목을 ‘기관장은 심심하다 ‘라고 쓴 이유는 대부분의 기관장들의 일과를 보면 오전 2,3시간 결제와 회의 등으로 바쁘지만 오후 시간이 되면 한가한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물론 선출직 시장, 군수들의 경우 오후에 행사참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명직 기관장 예컨대, 지청장, 경철서장, 교도소장 등등 은 그럴 필요가 없기에 (기관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

점심 식사 후 청으로 들어오면 의자에서 졸거나, 바둑책을 꺼내 놓고 공부를 하거나, 읫 선의 동향을 살피느라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기도 한다.

나도 잡지사를 하다 30살에 일간지 기자를 시작했으니 젊을 시절은 분명 있었다. 난들 기관장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분명한 것은 기관장을 만나야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도 시중에 떠도는 정보를 전해 주며 일종의 정보거래를 하는 것이다. 단지 그 상대기 실무자가 아닌 기관장이라는 차이뿐이다.

점심식사 후 2시쯤부터 나는 나름 순번을 정해 기관장 방으로 순회를 한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정보를 캐기도 한고 또 관심 있어할 정보를 주기도 한다. 바둑이나 장기를 1,2판 두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꺼리던 기관장들도 어느 날은 정말 심심해 앉으라며 차와 다과를 내놓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한다. 조금 친해지면 ’ 김기자가 왜 안 올까?‘ 하고 기다려진다고 한다. 기관장은 그 지위 때문에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래서 ’심심하다 ‘ 는 표현을 썼다.

일반인들은 기자와 기관장들이 왜 그리 친해질까? 의구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직무가 그러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모 기장과의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재선의 모시장과는 서로 주고받은 정보가 많다. 때로는 자고 치는 고스톱을 치기도 한다.

고급정보를 담당자나 과장이 주지 않으면 난 바로 시장실로 가 거래를 했다. 정보를 주면 내가 기사를 쓰고 또 그 기사가 나면 그 기사를 핑계로 공무원들의 군기를 잡는 식이다. 민선시장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관장들과는 어떤 수를 쓰든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필요하면 24시간 전화통화가 가능해야 한다. 난 몇몇 기관장들과는 공식 휴대폰 말고 개인휴대폰 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린 기관장도 있었지만...)

이는 발굴가사를 많이 쓰는 기자라야 만 가능한 일이다. 보도자료나 옮겨 쓰는 기자에겐 기관장도 가치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기관장 방을 노크하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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