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봄(68) THE , 커피

by 연오랑

The 커피

재환

넌 처음 보는 내게 하트모양을 그렸지

가슴 뛰는 나를 확인하고선

부끄럼을 탄 넌 잔속으로 사라졌지

내가 뭔가를 표시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입술을 갖다 대면

넌 부끄러워 거품이 되었지

너는 마치 내가 스무 살 즈음에 만났던

긴 생머리 여자아이와 마시던 커피 향을 기억해 내듯

창가 구석자리에 어울리는 커피 향을 만들고 있었지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가

아메리카노가 아닌 들

에스페로소가 아닌 들 어떠랴

어쩌면 커피 향 보다 진한 추억이

이제 막 볶아지고 있는데

내 사랑, 내 추억

30년쯤 떨어져 있는 옆 테이블로 옮아가

그 진한 커피 향으로 여인을 유혹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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