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우는 날
재환
개구리가 운다
울음소리 웅장하니
비가 오리라는 것쯤은 안다
다만 비만 올지
개구리가 그리던 그리움이 함께 쏟아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도 논바닥으로 나가 개구리가 된다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그리움을 표시할 수 있는 개구리가 된다
드디어 비가 내린다
논바닥을 헤매는 개구리
청포도알 같은 알을 낳는 개구리
길바닥으로 뛰쳐나온 개구리
비가 그치기 전에 바삐 할 일을 해야 하는 줄도 안다
나 또한 비 오는 거리를 헤맨다
알을 낳을 건 아니지만
추억은 군데군데 낳고 싶다
이 비 그치면
나도 개구리도 그리움은 사라지고 사랑만 있는
그런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