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여름(118) 새댁의 바다

by 연오랑

새댁의 바다

재환

동해바다는 나의 희망이었습니다

안개 낀 새벽녘 서방님이 배를 타고 나가면

난 가자미가 좋아하는 새우미끼를 끼웠습니다

서방님이 돌아와 차린 밥상에는

언제나 동해가 가득했습니다


동해에서 잡힌 가자미는

스스로 시장 좌판에 올라앉아

내게 안락한 보금자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아방궁보다 더 편안한 그곳에서

우리는 딸 하나를 더 낳았습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매일 아침 까치가 찾아와 시샘했습니다


누가 질투를 했을 까요

꽁초를 물고 나간 서방님은 사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시장 바닥을 누비고 다닌 지 어언 5년

서방님이 없는 서러움에

내 목소리는 어느새 시장을 쩌렁 울립니다

억척스러워졌지요

절반은 남정네가 됐지요


서방님 이제는 동해 바다와 잘 사세요

나는 우리 아이들과 잘 살겠습니다

서방님 가끔은 꿈속에서라도 찾아와

동해바다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는 그때마다 아이들 가슴속에

서방님의 미소를 새겨 놓겠습니다.


*서방님을 잃은 죽도시장의 어느 새댁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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