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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이와 지덕이 Nov 29. 2023

국악음악극 '사대문 호랑이'

지금은 국내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호랑이가 과거에는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에 등장하고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원래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한반도의 90% 이상 되는 산악지역에 초식동물과 함께 호랑이가 살았다. 일제 강점기에 해로운 맹수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호랑이는 수난을 당하며, 1907년 전남 영광 불갑산과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호랑이를 잡은 사진이 남한의 마지막 호랑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엔 호랑이가 서울 4대문 안에서 목격되고, 심지어 궁궐 안에서 호랑이가 어슬렁거렸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전해지고 있다. 1921년 고종 재위시절 서울 경복궁 안에 호랑이가 나타나 수백 명의 군사를 동원했다는 기록도 있다. 


4대문을 지키는 호랑이와 국악기를 소재로 한 국악창작 음악극 '사대문 호랑이' 공연이 2023년 11월 1일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 있었다. 이 공연은 ‘2023 주니어 공연장상주단체기획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제작하는 사업으로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하였다. 주요 관객은 어린이와 학부모였다. 나는 아내가 공연자로 참여해서 관람하게 되었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 옛날 동서남북에 흩어져 살던 호랑이들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악기인 해금, 가야금, 피리, 대금을 지키기 위한 임무를 받고 사대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된다. 동호랑이는 가야금을, 서호랑이는 해금을, 남호랑이는 피리를, 북호랑이는 대금을 지킨다. 

그러단 어느 날, 우리 악기의 소문을 듣고 악기를 훔치러 온 침입자가 있었으나 사대문 호랑이는 그들의 악기 연주로 침입자들과 용감무쌍하게 싸워서 사대문을 지켜내고 우리 악기를 지켜낸다. 이를 통해 우리 악기를 지켜낸 사대문 호랑이의 이야기가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사진.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진행한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공연자들]


본 공연에 앞서 2023년 10월 21일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야외에서 쇼케이스를 통해 공연을 소개했다. 아래의 링크는 뉴스프리존 인터넷신문에 실린 공연단체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다.

https://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3281


[사진.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야외에서 진행한 쇼케이스 공연 모습]


본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전통 악기들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용감한 호랑이와 연관시켜 매칭하여 무대 위 극의 형식으로 보여줌으로써 어린이 등 관객에게 국악기에 대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공연 중간에 어린이들이 무대 위에 올라와 대문놀이에 참여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 대문놀이는 강강술래 중에 행하는 놀이인데, 두 사람의 문지기가 양손을 잡아 올려 문을 만들고 그 문 밑으로 다른 사람들이 빠져나가며 노는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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