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매서운 바람에 눈은 꽝꽝 얼어 한동안 하얀 세상을 만들었다. 웅이가 한동안 어디에도 보이지 않자 사람들의 의심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다. 박 PD는 S를 찾는 시도도 하지 않고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유튜브 공지를 통해 웅이가 무리한 스케줄로 잠시 휴가를 떠났다는 글을 게재했다.
웅이가 사라진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웅이 팬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며 시설거렸던 웅이를 기다리며 유튜브 구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멈추지를 않았다. 오히려 웅이를 기다리며 구독자들끼리 웅이의 성대모사를 흉내 내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붐이 일어났다. 이 영상 역시 수십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웅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S는 웅이가 되어 인기를 얻고 사람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해주었다. 하지만, 웅이의 인기가 계속 고공 행진할수록 웅이 아닌 S는 보잘것없는 사람처럼 느껴짐이 인기만큼 알알이 마음에 배겨 우울감이 배가 되었다.
이런 S가 웅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댓글에서 A가 암 치료를 받으며 웃을 일 없는 절망에서 웅이를 보고 웃음을 찾고 그 힘으로 암을 이겨냈다고 했다. 웅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 A는 웅이를 후원하면 할수록 웅이가 아닌 S를 만나기를 원했다. 웅이의 탈을 벗고 현실의 S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웅이의 연기를 하며 어려움을 A와 나누는 사이까지 발전했다.
여느 날처럼 웅이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무대 뒤로 내려오던 길에 S는 돌바닥이 자신의 얼굴까지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웅이를 외치고 있었다.
웅이가 아닌 S를 더 걱정하며 뒤를 묵묵히 웅이의 스케줄을 따라오던 A가 웅이가 무대 밖 대기실로 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황급히 자신의 사람들을 시켜 웅이를 찾기 시작했다. 쓰러져 있는 웅이를 보고는 A는 웅이의 탈을 벗겨내고 S를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했다.
시원한 대기실에 있다가 병원으로 웅이가 후송이 되었다고 연락을 받은 매니저와 박 PD는 병원으로 급히 달려갔다. 겨우 의식이 돌아와 안정을 취하던 S에게 그들은 오히려 자기 관리를 못한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S가 어떻게 되든 말든 웅이만이 그들에게는 있는 것이지 그 안에서 열연을 하는 S는 안중에 없는 것을 병실 밖에서 듣고 있던 A는 S의 고민이 현실로 다가와 마음이 아렸다. 모든 관계자가 떠난 병실에는 S만 남아 있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A를 보고 놀란 S는 왈칵 눈물을 쏟아졌다. A는 S를 말없이 꼭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