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숨소설] 웅이 8화

by 연이

어느새 해는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도시의 밝은 가로등과 전광판의 불빛이 즐비한 곳과 달리 인가조차 드문 곳의 도로는 어둠이 짙어지고 있었다.


덤프트럭은 S의 차량을 덮치려던 순간 검은색 세단이 중앙선을 가로질러 S차량과 덤프트럭 사이를 파고 들어왔다. 덤프트럭 기사는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을 하기 시작했고, 검은색 세단은 지속적으로 덤프트럭의 속력을 늦추려고 했다.


하지만, 덤프트럭 기사는 검은색 차량에게까지 속력을 높이면서 귀찮은 듯 세단의 뒷범퍼를 살짝 들이받았다. 중앙선을 넘어 휘청하더니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빙글빙글 돌았다. 검은색 세단은 속력을 높이며 빙글빙글 도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 겨우 중심을 잡았고 이윽고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그 사이에 덤프트럭은 도로 옆 빈 공간에 멈춰 선 S의 차량으로 돌진했다. 검은색 세단 운전자가 다리 건너편에서 혹시나 모를 B플랜의 검은색 세단의 다른 운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량을 늦추는 데 실패했다. 차량을 반드시 멈추고 증거를 확보하라.”

“박 PD양반, 당신 말대로 하긴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날 찾지 마슈. 정말로 엮이기 싫응께.”


덤프트럭 기사는 전화를 끊고는 속력을 높여 유유히 사라지려던 찰나, 다리 끝 왕복 2차로를 모두 막고 있는 검은색 세단에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다. 검은색 세단에서 내린 덩치들이 덤프트럭에서 기사를 강제로 내리게 한 뒤 세단 뒷자리에 처박고는 덩치 한 명이 덤프트럭을 몰고 검은색 세단을 따르기 시작했다.


박 PD가 덤프트럭 기사에게 사주를 하는 전화 통화를 S가 걱정이 되어 병원 로비에 있다가 듣게 된 A는 덤프트럭 기사가 S의 차량을 추돌하여 다리 밑으로 떨어뜨리자마자 강바닥으로 잠수하여 들어갔다. 사고가 나자마자 의식을 잃은 S를 차량에서 끄집어내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하는 앰뷸런스에서 자신도 덜덜 떨리면서도 S의 손을 놓지 않았다. 덤프트럭이 S의 차량을 뒤에서 추돌하면서 얼굴이 차 핸들에 부딪히면서 여러 차례 수술을 했고 성형까지 해야만 했다.


박 PD는 S가 죽은 것으로 전해 듣고는 웅이와 똑같이 성대모사를 할 수 있는 열혈팬이 있다는 것을 유튜브를 통해 알고는 그와 접촉을 시도했다. 열혈팬에게는 웅이를 연기하던 사람이 잠시 다쳐서 대체 좀 해달라고 했다. 박PD는 열혈팬을 통해 웅이를 계속 이어갔고, 열혈팬 웅이를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그 이전보다 활발하게 활동한 덕에 K방송국에서 예능 부장으로 승진했고, 웅이는 다른 신임 PD가 맡게 되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후 웅이는 연말 시상식에 정식 후보로 초청이 되었다. 웅이TV방송을 후원하는 많은 재계 사람들을 초청한 자리이기도 했기에 시상식 전체 지휘를 맡게 된 박 부장은 특별히 신경을 썼다.


이번 일만 잘 마무리되면 자신도 국장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 생각하고 있었다. 박 부장은 국장과 함께 후원자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한 남자도 한 여자와 함께 국장에게 인사를 하고 박 부장에게 손을 건네며 뭐라 속삭였다. 시끄러운 리허설 음악소리에 듣지 못했던 박 부장은 그에게 고개를 숙이니 그는 박 부장의 귀에 다시 속삭였다.


“웅이웅이, 웅웅... 초심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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