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시상식이 시작되는 불꽃이 하늘 높이 쏘아 올려졌다. 사람들이 하늘 높이 꽃처럼 화사하게 퍼지는 폭죽을 보고 환호하는 것과는 달리 박 부장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뒷걸음질을 했다. 박 부장의 앞에 서 있는 전혀 다른 S의 모습 뒤로 폭죽이 터질 때 비친 모습에서 예전의 S의 모습을 보았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박 부장은 그럴 리가 없다며 S는 죽었다고 되뇌었다. 지금의 “웅이웅이 웅웅”을 멘트를 만들 때 “웅이웅이, 웅웅. 초심을 잃지 말자”를 제일 처음 S에게 말했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자신과 S밖에 없었다.
S라면 목소리가 미성이었는데, 저 사람은 얼굴도 다르고 목소리도 중후한 톤이고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미칠 무렵 시상식 진행을 맡은 MC가 소개가 되고 MC가 특별하게 웅이TV방송을 이끈 주역이라며 박 부장을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 부장은 전국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TV 무대에 올라가서 MC들과 인터뷰하며 잠시 의문의 남자에 대한 생각을 잊을려던 찰나 행사장으로 경찰차 사이렌이 울리면서 형사들에 들이닥쳤다.
“박OO 씨, 귀하를 현 시각으로 OOO 씨 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카메라가 형사들을 비추면서 자연스럽게 박 부장의 수갑을 채우는 체포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방송국 스태프와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의아해하며 뭔 일인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서로를 쳐다볼 뿐이었다. 진행자 역시 말문이 막히려던 찰나 광고방송을 내보내며 시간을 끌었다. 그 사이에 행사는 그대로 진행된다는 말로 행사 참가자들을 안심시켰다.
OOO씨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웅이의 매니저가 갑자기 그만둔 것이 K방송국 사이에서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매니저가 박 PD의 협박에 못 이겨 S의 차량의 브레이크 선을 자르려고 했다가 미수에 그친 것이 고스란히 담긴 CCTV를 확보한 A는 이 사실을 A의 측근에 의해 매니저에게 전달이 되게 했다.
열혈팬 D는 웅이의 역할을 조금만 할 줄 알았는데 벌써 3년이란 시간을 흘렀다. 자신의 모든 스케줄을 관리하던 매니저가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었고, 자신을 고용한 박 부장은 시상식 때 체포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금 열혈팬 D는 이제는 자신에게 항상 용기를 주던 자신만의 웅이가 돌아오길 바랐다.
열혈팬 웅이는 예전의 웅이라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웅이웅이 웅웅 웅이입니다. 사실 저는... 저는...”
말을 하려다 끊고 멍하니 있는 웅이를 시상식에 참석한 사람들도 TV 생중계를 진행하는 스태프들도 의아해했다. 뒤를 돌아 뭔가 고민을 하다가 D는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 저는 진짜 웅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웅이가 돌아오길 정말 간절히 바랐고, 지금도 바라고 있습니다. 웅이를 통해 울고 웃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한 웅이의 첫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웅이가 돌아올 때까지 웅이를 대신해서 모든 이들의 웅이로 거듭나고 싶었던 제 마음이 송구하고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열혈팬 D는 이것으로 웅이를 웅이의 팬에게 돌려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신임 PD와 신임 매니저도 저렇게 된 이상 웅이TV방송의 마지막 방송이라 생각했다. 박 부장의 체포로 어수선했던 시상식이 더 술렁이기 시작했다. 열혈팬 D의 웅이가 솔직 담백한 말로 마지막 멘트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D는 대기실에서 웅이를 벗어 두고 쉬고 있는데, 신임 매니저가 한 여자와 한 남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그들은 웅이를 적극 후원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신임 매니저는 이미 모든 사실을 밝혀진 지금 웅이를 적극 후원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한사코 그들은 열혈팬 D를 만나고자 했다. 열혈팬 D는 그들과 잠시 의례적인 얘기를 나누었고 자신의 생각도 전달하자 여자가 먼저 나갔다. 여자가 열혈팬 D와 얘기하는 동안 아무 말 없이 그 상황을 지켜보던 남자는 열혈팬 D와 둘만 남자, 남자는 D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고 톡톡 두드려 힘을 실어주었다.
그 남자가 나가려고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다 뭔가 생각이 들었는지 뒤돌아보며 갸웃갸웃 웅이 표정을 지었다. 진짜 웅이만 할 수 있는 웅이둥절 갸웃 각도. 열혈팬 D는 바로 그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따라 나오려는 D를 만류하고 S는 입에 검지를 갖다 대고 떠났다. 밖에서 웅이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D는 웅이를 다시 입고 힘차게 무대 위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