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숨소설] 타밈 4화

by 연이

‘언제부터 잠에 빠져든 걸까?’


수한은 오랜 시간 동안 왜 잠에 들지 못했는지 그리고 갑자기 언제부터 잠에 빠져 들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려고 눈을 감았다. 잠에 빠지기 전에 아들이 품속을 파고 들었었는데,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가 그다음이 생각나질 않았다. 수한은 목까지 담근 몸을 머리까지 욕조 안으로 밀어 넣었다. 폐로 공기가 들어오지 않자 심장은 더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요동치는 심장은 공급되지 않는 산소에 적응을 하기 시작하며 조금 평온해졌다. 그때의 평온함을 수한은 즐겼다. 그리고 이때 가장 빨리 두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정리해 주었다. 코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품은 공기 방울이 올라갔다. 몇 초 후 심장은 산소를 필요하다며 수한의 몸에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평온함을 좀 더 유지하고 싶었지만 더는 심장의 요동침을 막을 수 없었다.


띠띠~~~ 띠띠~~~~


커피 머신이 자신의 할 일을 모두 마쳤는지 울기 시작했다. 푸하~~ 비로소 공기를 접한 폐는 빠르게 산소를 빨아들였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거나 잊힌 생각을 기억하려고 할 때 박사는 어릴 적부터 이렇게 하곤 했다.


샤워타월을 온몸에 걸치고는 커피 머신에 내려진 커피를 컵 가득 따라 소파에 다시 앉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탁자에 내려놓고 온몸을 소파에 파묻고는 눈을 감았다. 커피가 목 안의 줄기를 타고 내려가면서 간만의 안온함이 온몸으로 퍼졌다. 탁자 위에 놓은 커피잔을 다시 집으면서 발견한 종이에는 삐뚤빼뚤 글씨가 한가득 써져 있었다.


두 번째 모금을 마시려다가 그 종이의 쓰인 글자들의 조합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감지한 수한은 무릎을 탁 쳤다. 막혀 있던 무언가가 한방에 펑 뚫려 내려가듯 머릿속으로 빠르게 수식들의 조합을 흡수했다. 이런 생각에 이르기 위해 그토록 매달렸는데 그 종이에는 수식 몇 개와 약간의 그림으로 아주 간단히 해결해주었다.


이걸 기점으로 1단계를 빠르게 해결했고, 2단계에 진입할 열쇠를 얻었다. 여러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2단계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칠판과 화이트보드 가득 수식과 그림으로 메워지고 있었다. 어느 정도 진전이 있고는 또 막혀버렸다. 혀를 차고는 다 식어버린 진한 커피를 단번에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2단계, 3단계, 4단계 역시 꿈을 꾸고 나면 풀려있었다. 마지막 단계는 이 모든 것을 묶어서 하나로 만드는 과정만이 남았지만, 컴퓨터로도 60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단계별로도 자신이 최대한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자료를 만들어 놓으면 항상 단계마다 막히는 구간이 있었고 자신은 그럴 때마다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결국 수면제의 처방을 받았지만 그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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