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저...”
그렇게 꿈과 수한의 줄다리기를 통해 꿈의 과학적 기전을 밝혀냈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말을 할 수 없었다. 수한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내려는 수백 대의 카메라와 한 자도 놓치지 않으려는 기자들의 눈과 귀에 집중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아그작아그작’
이런 압박을 받으며 식은땀을 흘리던 수한이 들은 소리를 그 누구도 듣지를 못했는지 자신만을 향해 있었다. 저 소리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행사장의 핀 조명과 기자들의 카메라 불빛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내빈석으로 들어오는 문 오른쪽 구석에 뭔가 흐릿하지만 커다란 무언가가 있었다.
설마. 아닐 것이라 생각했지만, 희미한 어두운 기운은 점점 형체를 갖춰갔고, 커다란 물체는 점점 또렷해졌다. 수한을 본능적으로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았다. 커다란 물체는 우주에서 유형을 하듯 미끄러지듯 천천히 행사장 뒤쪽을 좌우로 서서히 움직이고 시작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박사가 입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자 의아하기보다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빈석에서도 야유가 터져 나왔다. 행사 관계자가 수한의 귀에 대고 왜 그러는지 물었지만, 수한은 입 밖으로 뭔가 말을 했다가는 저 커다란 눈이 자신을 알아볼 것이라는 것을 이미 수차례 꿈을 통해서 습득을 했다.
‘근데, 저 커다란 눈이 현실 세계에까지 나타날 수 있는 거지?’하는 과학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의문이 들자 입에서 손을 천천히 뗐다. 유형을 하던 커다란 눈은 수한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사람들을 통과하며 앞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다가오더니 수십 명의 기자들과 카메라까지 관통하며 들어왔다.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와서는 멈춰 섰다.
수백 명의 사람들은 그 커다란 눈을 알아채지 못했다. 수한은 그런 커다란 눈과 기싸움을 하다 화가 난 표정을 짓더니 커다란 눈이 순식간에 입으로 변했다. 순간 딸꾹질을 하며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갔다. 그리고는 의식이 없어진 수한을 둘러싸고 기자들은 카메라 세례를 퍼부었다. 행사 관계자는 급히 119를 불렀고, 내빈석에 있던 오프였던 의사가 단상으로 쏜살같이 올라왔다. 넥타이를 풀고 셔츠의 단추를 한 번에 풀어헤쳤다. 고개를 돌려 숨을 확인하는가 싶더니 이내 CPR을 하기 시작했다.
생일 케이크가 보였다. 그리고 엄마, 아빠. 모닥불. 아빠는 뒤로하고 있던 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사각형 상자를 어린 수한에게 건넸다. 거기에는 커다란 공처럼 생기고 양쪽 중간에 있는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공이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안에 뭔가 넣을 수 있는 구조로 된 비밀창고 같은 것이었다. 모닥불이 타다닥 소리를 내며 온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마에 뽀뽀를 해주는 아빠와 선물을 받고 신나 하는 아이의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