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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Sep 26. 2021

교행 공무원에게 감정이 필요할까?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07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감정: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행정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한 번쯤은 부딪히는 상황이 있습니다. 업무 자체는 중립적인 것인데, 그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는 '감정'이란 것이 작동하는 경우죠. 


예시를 들어볼게요. 또 우리의 연이가 출동해야겠죠?


주무관님, OOO 품의 올린 거 왜 안 오죠?

연이는 업무를 하다가 교육청 전체가 연결된 메신저로 쪽지 한 통을 받게 됩니다. OOO 선생님입니다. 해당 품의를 찾아보니 결재는 났지만, 어디에서 구매할지에 대한 전달사항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가정 1. OOO선생님과 친분이 없는 연이라면

어디서 구매할지 알려주지도 않고 어떻게 주문하라는 거지?

품의 올린 지 하루가 지났는데 쿠팡 로켓와우도 아니고... 어떻게 저런 말을 하지?


가정 2. OOO선생님과 친분이 있는 연이라면

우리 OOO 선생님은 성격이 저리 급하다니까, 얼마나 급하셨으면 어디서 주문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도착했는지부터 묻지. 하하하.


회계업무를 다루는
교행 공무원에게 감정이 필요할까?


예시에서 보듯이 똑같은 쪽지를 보더라도 친분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유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의 처한 상황과 의도를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문자 그대로 보면 아무 감정이 없는 중립적인 문장입니다.


문장에 '감정적'으로 대할지 '공감'을 하고 대할지는 결이 다른 문제입니다.


회계업무 역시 사람이 하는 업무이다 보니 '감정'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업무에 그렇듯 사람이 하는 업무에는 동일한 조건인 셈이죠. 일처리에 감정적으로 처리를 하다 보면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듭니다. 자신의 감정도 날뛰고 상대방 감정은 널뛰죠. 결국 서로가 상처를 입는 절대적 0에 가깝게 되는 이로운 점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마 '왜'라는 저 글자 하나가 가정 1의 연이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겁니다. 자신이 잘못을 해서 물건이 늦게 온다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죠. 어디서 주문할지, 주문하는 곳은 맞으나 품의 금액과 다른데 이 금액이 맞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선무당처럼 구매를 진행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이럴 때 어떻게 답변하는 게 나을까요?


어디서 주문하실 거예요? 그리고 품의 금액과 다르면 정확한 금액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빠르게 구매를 진행해드리겠습니다.


1. "감정"빼고 "팩트"만 전달하자.

위 답변처럼 주문할 곳과 구매할 정확한 금액만 있으면 진행에 문제가 없습니다. 딱 전달사항만 콕 집어서 답변을 드리면 될 것입니다. 말이 오해를 산다고 하죠. 하지만 글 역시 읽는 사람의 마음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어서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2. '최대한 빠르게' 구문을 쓰자.

'왜 안 오죠?'란 의미에는 글쓴이의 마음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급하게 필요한데, 오지 않는 절박함이 묻어나죠. 글쓴이에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란 말을 씀으로써 글쓴이에게 구매처와 구매금액을 알려주면 처리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입니다. 그것도 '빠르게'가 아니라 '최대한 빠르게'. 그 말이 글쓴이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주는 말이죠.


3. 품의 후 처리방법에 대한 매뉴얼을 배포하자.

이런 쪽지가 자신에게 많이 온다면 그리고 며칠이 지나도 해당 품의를 한 분이 어떤 연락도 하지 않는다면 난감합니다. 그때는 품의를 처리하는 방식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를 하는 편이 시간상 절약이 됩니다. 매뉴얼을 만들기 어렵다면 매번 물어서 처리할 수 없으니 다음과 같이 쪽지를 전송해도 좋을 듯합니다.


[행정실 알림] 품의 후 처리방법
품의 후 구매할 품목을 해당 사이트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사이트와 구매총액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빠르게 구매진행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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