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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Nov 09. 2021

[단미가] #02. 차디차고 쓰디쓴 '와신상담'

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02

차디차고 쓰디쓴 '와신상담'


와신상담(臥薪嘗膽): 불편한 섶에 몸을 눕히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거나 마음먹은 일을 이루기 위하여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부글부글 분노의 '절치부심'의 단어의 의미를 곱씹으며 하루 하루를 보냈다. 평온하던 마음이 한 순간에 들불처럼 활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다. 며칠이 지나자 불붙은 분노의 잿더미에 연이의 마음이 내려앉았다.


'차디차고 쓰디쓰다.'


분노의 마음이 사그라든 것과는 별개로 그 분노의 일정 부분을 수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연이에게는 더 싫었다. 그저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었는지도 몰랐다. 절치부심의 분노가 있다고 연이의 마음만 복잡해질 뿐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은 여전했다. 고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연이의 마음의 잿더미에서 타고 남은 것에는 의미가 있었다. 그 잿더미의 맛은 그 어떤 것보다 쓰디썼다. 그 친구의 말대로 된다면 이 세상은 의미가 연이에게는 없었다. 지금의 노력도 물거품이고 아무짝에 쓸모가 없었다.


분노의 잿더미에서 의미를 발견하려고 고심하고 있었다. 물끄러미 연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이 그동안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던 연이의 마음이 드러났다. 그렇게 연이의 본연의 모습과 마주하게 되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마음의 밑바닥의 온도를 알게 되고 맛도 보게 되었다. 공무원 국어공부를 하다 알게 된 "와신상담"의 한자어를 보자 연이는 무릎을 탁 쳤다. 그 의미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랄까. 그 차디차고 쓰디쓴 마음이 연이의 가슴에 닿았다. 무척 아리고 쓰라렸다.


와신상담에서 말하는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딘 그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을까?

연이가 연이에게 묻고 있었다. 넌 이대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연이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꿈을 현실로 이룰 것인가?




ABOUT '단미가'(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어의 의슴으로 다가올 때', 일명 '단미가'는 연이가 어릴 적, 학창시절, 대학교 시절, 공시생 시절, 교행 근무하는 지금과 앞으로 있을 미래를 포괄하여 특정 단어의 의미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연이만의 '연이체'로 독자들에게 들려드리려고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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