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이 Jun 23. 2022

[단미가] #10. 차분한 '고요'

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10

차분한 '고요'


연이는 뭔가 어수선한 하루를 보낸 날에는 밤 10시에서 11시 사이 또는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연이만의 시간을 주려고 해요. 눈을 감고 가장 편했던 장면을 떠올리는 시간이죠. 이 시간이 연이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자 마음을 비우고 정리하는 시간이죠. 


학교 행정실의 업무는 바쁘게 돌아갑니다.

어느 날은 연이의 페이스와 비슷하게 또는 그보다 살짝 빠르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다른 어느 날은 처음부터 휘모리장단으로 달리는 말보다 빠른 KTX의 바람을 맞으며 소용돌이 일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그렇게 빠르고 빠르게 돌아간 날은 멘탈이라도 제대로 잡고 있기가 정말 힘이 들어집니다. 그렇게 살짝씩 멘탈의 금이 가다가 깨지는 날에는 더욱 이 시간이 그리워져요. 


연이의 잠자는 시간은 오후 9시부터 새벽 4시였습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은 시간 통제가 안 되는 날이 많아졌다는 것이고 그런 날이 많아질수록 '고요'의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고요'의 시간에는 뭔가 열심히 하기 위한 충전의 시간입니다.

눈을 감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찾아갑니다. 

연이에게는 '햇살 가득한 큰나무 아래 벤치'가 그곳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살랑살랑 연이의 눈 위에 내릴 때면 가장 행복한 시간이지요. 미세먼지 가득한 날도 많아진 요즘, 뙤약볕에 푹푹 찌는 한 여름, 낙엽이 굴러다니는 가을, 호호 불며 입김이 보일 정도로 발을 동동 구르는 한 겨울에는 '햇살 가득한 큰나무 아래 벤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마음에 담아서 그곳으로의 휴식을 다녀오는 것이지요.


차분한 마음으로의 여행, 여러분은 어떤 행복한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셨나요?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연이입니다.




ABOUT '단미가'(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어의 의가 슴으로 다가올 때', 일명 '단미가'는 연이가 어릴 적, 학창시절, 대학교 시절, 공시생 시절, 교행 근무하는 지금과 앞으로 있을 미래를 포괄하여 특정 단어의 의미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연이만의 '연이체'로 독자들에게 들려드리려고 기획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단미가] #09. 아련하고 따뜻한 '은은한'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