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엔 유통기한이 있다.

점들의 연장선

by 큰 숲


세상천지 모두 물음표였던 나는


바다는 왜 파란색인지

구름은 어떻게 머리 위를 떠다니는지

아침엔 해가 뜨고, 밤엔 달이 뜨는지

사람은 왜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지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였다


사전을 보고 TV를 보며

호기심은 지식이 되었고

키가 한 뼘쯤 더 자랐을 땐


바다도 구름도, 해도 달도

당연한 현상이 되었다


술 취한 밤

울렁이는 속을 눌러보려 찌푸린 시선에 걸린 달은

회식자리의 고됨보다

당장 내 한 몸 뉘이고 싶은 고단함보다

더 하찮은 것이 되어버렸다


출근길에 올려다본

구름 떠 있는 하늘을

나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다


‘사람은 왜 물에서 숨을 쉬지 못할까’

그 물음에

"당연하잖아, 뭘 물어"

귀찮은 대답이 되었다.


호기심은 지식이 되고

지식은 피로가 되었고

유통기한이 다 된 후에야


그 질문들은 정말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었을까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순 없었을까

생각해 본다.


때문에,

아이가 묻는,

"별은 왜 반짝여?"라는 호기심 앞에


나도 진심으로,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되묻는다


아이의 호기심이 지식이 되더라도

언젠가 귀찮은 대답으로 닫히지 않기를 바라며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

물어 얻는 답은 어떻게 간직해야 하는지

나의 호기심은 언제 멈췄는지

아직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건 아닌지


나는 별을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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