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부로 상경한지 만 2년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테헤란로에서 일하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높은 빌딩으로 크게 드리우는 그림자, 당연한 듯 넓찍한 거리를 걷는 사람들.
나도 모르게 압도당하고 기죽게 되는 것들이, 익숙한 일상으로 살아가는 서울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사치스러운 것이라 느껴지는 건, ‘잠실철교에서의 한강을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출근길이든, 퇴근길이든, 기분이 좋든, 나쁘든, 한강은 아름답다.
한강 위에 떠있는 유람선과 보트, 한강변을 따라 세워진 높은 빌딩과 아파트, 함께 옆에서 달리는 차들 모두 눈을 뗄 수 없게 아름답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는 듯한 이 이벤트를 위해 나는 구의역부터 준비를 하고, 전철이 강변역을 출발하면 숨을 헉 하고 들이쉬며 이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나와 같은 눈빛을 한 외국인이나 타지 사람과는 다르게, 서울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 보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얼마나 서울에 오래 살고 적응을 해야 누릴 수 있는 걸까?나도 언젠간 저런 사치를 부려볼 수 있는 날이 올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그때에 나는 건조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함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