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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윰 Dec 07. 2022

앵그리와 YES맨 사이에서

당신, 혹시 사무실 빌런 아닌가요?

직장생활 7년차, 요즈음 친구와 이런 말을 자주 나눈다. 일반화하고 싶진 않은데 6-8년차 친구들과는 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돼서 함께 나눠본다. 


 애티튜드가 좋은 사람은 일을 잘해.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애티튜드가 좋아.
일 못하는 사람치고 애티튜드 좋은 사람 못 봤고,
애티튜드 나쁜 사람은 꼭 일을 못하더라. 


그렇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꼭 같은 말을 해도 상대를 배려하고, 스케줄을 고려해 서 협업 요청을 한다. 예를 들어, 월요일 회의에 들어갔다가 이번 금요일까지 ‘무조건 하라’는 일을 갑자기 받았다고 치자. 당신 외 2명의 담당자에게 회의 이야기를 전해 야 한다면, 일 잘하는 사람은 먼저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그 사람에게 가기 전에 그들이 이 프로젝트에서 ‘어떤’ 업무를 해야 할지, 야근을 최소화 하고 효율적으로 마감기한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협의해야 할지 사전에 다 정리하고 나머지 2명을 만나러 간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미리 정리된 내용이 있어서 차분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당황 (이걸 이 기한에 하라고요?)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지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담당자들을 만나러 가기 전에 상황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기 때문에, 고충을 이해하는 멘트를 먼저 할 수 있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빠르게 일을 처리하게 된다. 


반대로 일을 못하고 애티튜드도 나쁜 사람을 예로 든다면, 크게 ‘앵그리’와 ‘YES맨’으로 나뉜다. ‘앵그리’ 유형은 업무 지시를 받자마자 말도 안 된다며 혼자 화를 내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며 막상 일처리는 미루다가 나머지 2명에게 뒤늦게 전달해서 모두를 야근으로 이끌고 정작 본인은 ‘징징’거리기만 해서 분노를 유발한다.


‘YES’맨은 상사 앞에선 언제나 웃으며 알겠습니다!라고 외칠 만큼 실제 업무에 대한 뒷생각이 없는 유형이라서 ‘에이~ 그냥 대충대충하면 되잖아요~’라고 하다가 나중엔 찡찡대며 자기 할 몫까지 일 할 줄 아는 사람에게 떠넘겨버린다. 


협업하는 입장에서 업무 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이들의 특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을 제대로 해본 적 없기에 남들도 자기처럼 놀 거라고 단언하는 듯, 협조요청 을 할 때도 ‘뭐 맡겨 놓은 듯’ 내놓으라 하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서, 일이 되게끔 하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을 체크해도 ‘귀찮은 사람’ 취급하며, 잘못된 부분을 팩트로 지적하면 ‘자신을 미워한다’라고 생각한다. 직장생활 하는 동안 이들을 이해해보려고 시도했다가 번번이 나가떨어졌고 이제는 ‘종’이 다른 사람들이라 고 생각한다. 


업무 상황에 대한 판단과 우선순위 설정, 부서 내 이해관계에 대한 전 방위적인 이해와 사고, 어떤 선택이 가장 효율적인가 판단하지 않고 ‘내가 젤 힘들고 아프다’라는 유아적인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기에 배려할 만한 여유가 없을 거다. 


괜찮다, 그럴 수 있다. 허나, 한번은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이제 나는 그런 종류의 배려 부족과 일을 못하는 정도의 수준은 인지 능력과 판단력, 즉 지능의 문제에서 비 롯된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당신들에게 별반 타격은 받지 않는다. 그저 짠하다.


어느 글에서 봤는데 한 설문조사에서 대답한 인원의 과반 이상이 사무실에 빌런이 존재한다고 했으면서, 내가 그 빌런이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빌런인 걸까? 


나는 매일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발언이, 평가가 합리적인가 아닌가 하며 "자기객관화"를 매일 하고, 7년차인 상태로 말하기엔 아직 햇병아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상식선에서 맞게 행동하고자 노력한다. 곧, "앵그리"나 "YES맨"은 매일 나를 돌아보게 한다. 돌아보는 자는 앞서 걸어갈 수 있으되, 돌아볼 수 없는 자는 '제자리걸음'일 따름이다. "메타인지"와 "자기객관화"가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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