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더 기다리라 하면 따라야죠. 쩝……
새 집에 이사 갈 생각에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티브이와 커튼, 그리고 침대를 설치했다.
설치하고 나니, 이제 몸만 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았다.
동생이 알아봐 준
이사일자가 12.22일이라서
그때 까진 이사를 가지 않기로
어머니와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며칠 안 남았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유튜브로 인테리어
상품들을 보면서 장바구니를 열심히
채워 나가던 그때,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10시가 넘는 늦은 밤에 동생에게 오는 전화는
절대 좋을 리가 없음을 예감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형! 이사일자를 다시 알아봤는데
22일이 아니라 27일이랴.”
내가 악몽을 꾸나 싶어서 다시 물어봤지만
대답은 12.27일이었다. 어쩌다 이런 사단이
났냐고 물었더니, 지난번 갔던 철학원이
미덥지 않아서 다른 곳을 갔더니 날짜를 다시
주더라는 거였다.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했냐고
성질내면서 22일에 이사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통화하고 난 후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고,
어머니 한 마디에 난 백기를 들었다.
“40년도 기다렸음서 5일도 못 기다리냐?”
어머니의 이 한마디에 난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7일에 이사하기로 일정을 조정했다.
크리스마스를 새 집에서 보내려고 했던
내 계획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난 장바구니에 있던 물건들을
주문하고, 짐 정리를 하고 난 뒤
나를 유혹하는 침대를 뒤로한 채
어수선한 원룸으로 이동했다.
“동생 놈은 왜 쓸데없는 짓을 한 건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