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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 Nov 02. 2024

누구나 한 번쯤은 생활밀착형 빌런을 만나게 된다.

  ***


  다행히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빌런들은 범법자까지는 아니다. 이를테면 <조커>나 <타노스>처럼 건물을 폭파하거나, 인류의 절반을 소멸시키겠다는 결심은 하는다.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람들을 괴롭히,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는 영화 속 빌런에 비하면 현실 속 빌런들은 귀엽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의 생사에 영향을 미칠 만큼 치명적이고 대단한 존재는 아니라는 뜻이다. 주변 사람들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문제를 일으킬 뿐이지.


  하긴 우리에겐 그것이 더 중대한 일일 수도 있겠다. 당장 내가 신경쇠약에 걸리게 생긴 마당에 지구의 평화 따위가 무슨 대수겠는가.


  이제부터 나는 그들을 <생활밀착형 빌런>이라고 칭하기로 한다.





  ***


  그들은 <바이러스>다. 아니, <곰팡이>라고 해야 할까? 치명적이라기보다는 시시하다는 점에서 곰팡이에 더 가깝다고 하겠다. 하긴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들은 부지불식간에 우리 삶 속에 침투하여 영혼을 갉아먹고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곤 한다.


  그 과정에서 불행하게도  사람이 죽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감기에 걸린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목숨을 잃기도 하지 않는가.


  아마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때때로 인간은 누군가에게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한 사람 때문에 살아서도 지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도.


  어쩌면 당신은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제목의 책을 읽고자 했다면 당신 역시 <빌런 유경험자>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조직의 구성원이 된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회사까지. 그리고 거기에는 어김없이 <대체 왜 저럴까?> 하는 사람이 끼어있다.


  눈엣가시 같은 녀석들 말이다.


  웬일인지 그런 녀석들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내 직관력이 유독 좋기 때문에? 글쎄다.


  모르긴 해도 당신 역시 그 정도의 감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는 꼭 누군가에게 배워서 터득할 수 있는 대단한 감각은 아니기 때문이다.



쟤는 우리 반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초등학생 아니, 유치원생만 되어도 이런 정도의 생각은 하더라. 아직은 흐릿하지만 타인에 대한 호불호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


  쟤랑 같은 조하기 싫은데.


설마 저 사람이
내 업무 파트너는 아니겠지?



  살면서 런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한 번쯤은 만나봤으리라. 그것도 처음 보자마자!


  과거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 수 있다. 아니, 느낄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치가 만들어낸 레이더망은 그런 이들을 직관적으로 감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 소위 <빌런>이라고 하는 녀석들 말이다.





  <다음 편에 계속>







<전편> 빌런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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