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를 내가 사야 된다고?
치약이랑 칫솔도?
말도 안 돼.
취직을 하며 처음 자취를 했을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에는 마치 공기처럼 공짜로 누리던 것들을 다 돈을 주고 사야 하더군요.
독립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전에 치사해 보이까지 하는 현실에 약이 올랐습니다.
정말 어느 것 하나 거저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는다고 해서 어질러진 방이 저절로 깨끗해질 리 없죠.
배가 고프면 요리를 해야 먹을 게 생겨요.
그 당연한 사실이 왜 그렇게 짜증 났던지.
자, 그래서
화장지가 2겹이냐, 3겹이냐?
어느새 마트에서 몇 천 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그런 고민을 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놓고 집에 와서 치킨 시킴.
아마 딸아이도 모르겠죠?
언제든 마실 수 있는 정수기 물, 틀면 나오는 티브이, 스위치만 누르면 켜지는 전등과 휴대폰까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그 모든 게 사실은 다 돈이라는 사실.
이틀에 한 통 꼴로 먹어치우는 딸기는 말할 것도 없죠.
무서워서
딸기 먹겠니?
하나하나 돈으로 따지자면 할 수 있는 게 없긴 합니다.
한편 이런 걸 다 누리고 살 수 있는 처지라 다행스럽기도 하더군요.
지금 누리고 있는 게 다 행복이고, 기쁨이고, 감사할 일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오늘 저녁엔 마라탕을 시켜 먹었어요.
행복, 기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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