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알던 친구 둘이 남았는데 그마저도 취업을 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흩어져 버렸죠.
한 명은 부산에, 한 명은 제주로, 저는 대구로.
친구 좀 만나고 와.
얼마 되지도 않는
친구까지 잃겠다.
아내는 쿨하게 말합니다. 그럼 제가 묻죠.
그럼 나 제주에 다녀와도 돼?
그건 안돼.
흠.
ㅇㅇ역에서 내릴까?
서울 출장 후 집으로 돌아간다던 친구의 메시지였습니다.
내려. 밥 아니, 술 마시자.
그렇게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이자카야에서 받은 웰컴 하이볼.
마지막으로 마셔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 생맥주.
괜히 만나자고 했나?
사실 아침에 샤워를 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후회를 했어요.
너무 피곤했거든요.
평소처럼 가족이랑 삼겹살 굽고 집에 와서 <나 혼자 산다>하는 거 기다리다가 정작 본 방송은 못 보고 잠들어버리는 일상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만나고 나니까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피곤했는데
보니까 또 좋네.
어제 새벽 3시까지 회식하고 왔다는 친구의 말.
오늘 약속을 깼다면 지난주와 같은 일상이었을 거예요.
가족이랑 삼겹살 굽고 집에 와서 <나 혼자 산다>하는 거 기다리다가 정작 본 방송은 못 보고 잠들어버리는 금요일.
그 또한 행복한 하루이긴 합니다만.
오늘처럼 반가운 손님 같은 금요일도 좋네요.
여러분의 어떤 하루도 꼭 그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 흔적조차 조급해 보이는 유부남이 떠난 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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