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야 다 싫겠지만
어젯밤부터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랬다고요?
음, 물론 그러셨겠죠. 아마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난 목요일부터 시작된 부서장의 지시가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이번 주에는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줘야 했거든요.
일이야 하면 되는데 그 인간과 영 마주치기가 싫어서 말이죠.
인복 탕진
'왜 만나는 사람마다 다 그럴까요?'
작년에 저를 진료하던 정신과 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그렇게 물었습니다. 제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했죠.
직장에 악질만 있는 것은 아닌데 어쩜 인복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을까.
빨리 출근하고 싶다.
당시에는 출근길이 뻥뻥 뚫리는 게 싫었어요.
도로가 더 막혔으면 좋겠다, 신호에 한 번 더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늦게 사무실에 들어가고 싶어서요.
그런데 오늘은 달랐습니다. 어서 사무실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고 싶었어요. 이젠 깨달았거든요.
싫을수록 빨리 맞닥뜨려야 그만큼 내 마음이 편해진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런 데에 창의력 발휘하지 마라
처음엔 그저 막연한 걱정이나 불안이었을 뿐인데 어느 시점에 떨쳐내지 못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우리의 뇌는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하거든요.
갖가지 비관적인 경우의 수를 제시하며 '이러면 어떡할래?'라며 압박합니다.
만약 답 없는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느껴진다면 그 즉시 생각을 멈추는 게 좋아요.
뇌가 쓸데없는 창의력으로 장난질을 시작했다는 신호니까요.
상상과 맞서지 말라
인간의 상상력이란 정말 위대한 힘입니다.
그로 인해 지금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을 해내고 있죠.
그렇기에 상상과 맞서는 일을 해선 안됩니다. 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니까요.
어서 실체와 맞닥뜨려야 하죠. 그래야 내 고민의 한계도 정해집니다.
얼마나 다행이에요
소모적인 생각은 멈추고 의연하게 월요일 아침을 마주하세요.
혹시라도 그 자식이 오늘은 없을 지도 모른다는 허튼 기대는 버리고. 밥맛인 인간들은 보통 조기 출근에 개근이니까요.
차를 몰고 사무실에 도착해서 보기 싫은 그 인간의 낯짝을 쳐다보는 겁니다.
그럼 깨닫게 될 거예요.
'역시, 보자마자 하루를 망친 기분이다.'
하지만 얼마나 다행이에요. 최소한 눈앞에 펼쳐진 현실보다 더 나빠질 리는 없으니.
그전까지 우리가 했던 상상은 훨씬 더 별로였지 않아요?
아무튼 지나갔네요,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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