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인 인간은 늘 조기 출근에 개근이라구

by 프롬서툰

월요일이야 다 싫겠지만


어젯밤부터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습니다.


matthew-henry-2Ts5HnA67k8-unsplash_(1).jpg?type=w1 사진: Unsplash의Matthew Henry

여러분도 그랬다고요?


음, 물론 그러셨겠죠. 아마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난 목요일부터 시작된 부서장의 지시가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이번 주에는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줘야 했거든요.


일이야 하면 되는데 그 인간과 영 마주치기가 싫어서 말이죠.





인복 탕진


'왜 만나는 사람마다 다 그럴까요?'


작년에 저를 진료하던 정신과 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그렇게 물었습니다. 제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했죠.


직장에 악질만 있는 것은 아닌데 어쩜 인복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을까.






빨리 출근하고 싶다.


당시에는 출근길이 뻥뻥 뚫리는 게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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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더 막혔으면 좋겠다, 신호에 한 번 더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늦게 사무실에 들어가고 싶어서요.


그런데 오늘은 달랐습니다. 어서 사무실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고 싶었어요. 이젠 깨달았거든요.


싫을수록 빨리 맞닥뜨려야 그만큼 내 마음이 편해진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런 데에 창의력 발휘하지 마라


처음엔 그저 막연한 걱정이나 불안이었을 뿐인데 어느 시점에 떨쳐내지 못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kelly-sikkema-yVtAyg0jQgA-unsplash (1).jpg 사진: Unsplash의Kelly Sikkema

우리의 뇌는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하거든요.


갖가지 비관적인 경우의 수를 제시하며 '이러면 어떡할래?'라며 압박합니다.


만약 답 없는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느껴진다면 그 즉시 생각을 멈추는 게 좋아요.


뇌가 쓸데없는 창의력으로 장난질을 시작했다는 신호니까요.




상상과 맞서지 말라


인간의 상상력이란 정말 위대한 힘입니다.


그로 인해 지금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을 해내고 있죠.


그렇기에 상상과 맞서는 일을 해선 안됩니다. 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니까요.


어서 실체와 맞닥뜨려야 하죠. 그래야 내 고민의 한계도 정해집니다.





얼마나 다행이에요


소모적인 생각은 멈추고 의연하게 월요일 아침을 마주하세요.


혹시라도 그 자식이 오늘은 없을 지도 모른다는 허튼 기대는 버리고. 밥맛인 인간들은 보통 조기 출근에 개근이니까요.


차를 몰고 사무실에 도착해서 보기 싫은 그 인간의 낯짝을 쳐다보는 겁니다.


그럼 깨닫게 될 거예요.



gabor-monori-VCVI5QUvFAY-unsplash (1).jpg 사진: Unsplash의Gabor Monori

'역시, 보자마자 하루를 망친 기분이다.'


하지만 얼마나 다행이에요. 최소한 눈앞에 펼쳐진 현실보다 더 나빠질 리는 없으니.


그전까지 우리가 했던 상상은 훨씬 더 별로였지 않아요?


아무튼 지나갔네요,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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