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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헌 Jan 04. 2024

나의 명상 (사고의 전환)

나의 명상 (사고의 전환)     

 행복한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모두 웃고 떠들며 음식 먹는 장면이 영상으로 떠오른다. 참석한 모든 사람이 진짜로 행복에 겨워 웃고 있는 모습일까? 질 좋은 삶은 어떤 것일까? 힘들게 살아가지만 저축하여 장학금으로 쾌척하는 김밥 할머니 삶의 질은 높은가? 아니면 고급 차에 좋은 집에 높은 직위에 올라 아주 비싼 값으로 외식하는 사람의 삶의 질이 높을까? 아니면 보통 사람들이 보통 가정에서 소비하고 싶은 욕심의 70% 정도만 채우고 집밥 먹으며 가족끼리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사람이 삶의 질도 높고 행복한 사람일까? 즐거움이 곧 행복이고 행복함이 삶의 질이 높은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해봐도 정답으로 끌어내기에는 부적절함을 느낀다.     

 삶의 질을 높이고 품격이 묻어나는 중년의 삶을 어떻게 기획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문제로 매일매일 아파하고 고민해도 쉽사리 좋은 방도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편리함과 풍요로움, 안락함을 노후 삶의 목표로 설정하고 젊을 때 검소, 절제, 성실, 인내를 실천함이 최고의 가치로 설정하여, 모든 일에 절제하며, 저축하고 재산을 증식하여 아이들 교육에 전심전력하고 남 부럽지 않은 집에서 큰 결손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는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만들고, 즐겁게 살려고 해 보니 즐겁게 사는 방법을 몰라서 겨우 등산이란 취미로 허무함을 극복하려니 무릎이 아파 그것도 쉽지 않은 처지다. 그래도 과거보다는 현재의 풍족함으로 즐거움에 심취하면서 하루하루 반성하며 살아가기보다는 풍족하게 편리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쉽게 단정해 버리는 것이 50대 중반의 우리 모습일 것 같다.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두 가지 일화를 통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해답을 알아보자. 즉 눈에 보이는 것에 사로잡혀 헛된 욕망의 노예로 살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삶의 본질을 아는 철학을 가져야 함을 알고, 절제와 배움을 통해 ‘철학함’을 유지하고 실천하자     

 1997년 IMF 시기에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이헌재 씨의 회고록에 나온 이야기다. 1983년 9월 1일 사할린영공에서 우리 민항기가 소련 전투기로 폭파되어 269명의 엄청난 사상자가 난 사건이 있다. 이 당시 이헌재 씨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을 모시고 미국에 출장 갔다가 임무를 마치고 하루 쉬었다가 사고 난 비행기에 탑승 예정이 되었는데 9월 1일이 이헌재 씨 부인의 생일이라 김우중 회장 부인과 공모하여 하루 일찍 귀국했다고 한다. 아침에 부인 생일을 축하해 주고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고 곧바로 김우중 회장에게 달려가서 회장님 목숨은 내가 살려 주었으니 감사하라는 식으로 김우중 회장에게 이야기하였고 당연히 당신은 나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란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김우중 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나 때문에 269명의 무고한 사람이 죽었다며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김우중 회장이 비행기에 탑승하면 기장들이 김 회장을 예우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자동항법장치에 놓고 자기 곁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는 것이 기장들의 평상시 모습이란다. 그런데 김 회장이 없어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수동으로 조정하다 영해 침범으로 격추당했다며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자랑하러 갔던 이헌재 씨는 당황했고 머쓱한 자세로 회장실을 나왔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대부분 숙명으로 받아들이거나 행운으로 받아들이는 일도 큰일을 하시는 그룹 회장은 본인의 능력에 의해 조절된다고 믿는 것 같이 보여 우리들의 사고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홍사덕 씨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의 일화이다. 이건희 회장이 사람을 보는 안목, 사안을 보는 시각이 남달랐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와세다 대학에 다니다가 방학을 맞아 돌아왔을 때, 다시 한번 나의 기를 죽여놓고 갔다. 손수 운전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던 우리가 제2 한강교(지금의 양화 대교)에 닿았을 때다. “이게 우리 기술로 만든 다리다. 대단하지?” “이놈아. 생각 좀 하면서 세상을 봐라. 한강은 장차 통일되면 화물선이 다닐 강이다. 다리 한복판 교각은 좀 길게 잡았어야 할 것 아니냐?” 삼성전자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 그냥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미래에 대한 예측과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 대목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해외 탐방 중 세계 3위 가전업체라고 한 삼성전자 제품이 구석에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급히 삼성전자 임원들을 해외에 소집하여 2달간 시찰시키고 느낀 점을 현실에 적용하여 삼성이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 가진 것이 있어 남부럽지 않게 안락하고 편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란 잣대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만 더 생각을 바꾸면 내가 좀 부족하고 빈곤해도 이곳이 천국이고 행복이란 생각을 하자. 가난하다고 가진 것이 적다고 현실에 안주하며 푸념만 하는 나의 모습이 아닐지 반성해 보고 내가 좀 가진 것이 있어 편리하게 산다고 너무 자만하지나 않는지 생각해 봅니다. 

                                       병원에서 명상하며 적은 글 [잡색 노트에 한 부분]      

                                 2013. 7. 6 憲  2020. 7. 8 憲 덧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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