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4-'마음에 난 익숙한 길'찾기

by 아빠는치료사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라는 개념이 있다.


인지행동치료(CBT)에서 말하는 ‘자동적 사고’란 특정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빠르고 무의식적인 생각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대개 의식적으로 제어되지 않으며, 개인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CBT는 이러한 자동적 사고를 인식하고 도전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변화시키는 기법을 사용한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겠다.


아내는 매너를 중시하고, 소심한 성격이다. 그래서 평소 불합리한 나의 언행을 마주치면 참고 넘어가는 편이다. 몇 번을 참다 참다 터지면 침묵 시위를 한다. 내가 “무슨 일이야? 대화로 풀자”고 해도, 얼굴을 돌리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는 좋게 말하다가, 계속 침묵이 이어지면 짜증을 냈다.

며칠씩 말을 하지 않으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아내는 화가 나면 침묵한다.


침묵 시위를 시작할 때 특유의 침울한 표정이 있다. 그 표정을 보면 나는 자동적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또 저렇게 침묵 시위하겠구나…”

“말로 하면 되지, 왜 저럴까?”

“저러다 나를 떠나겠지.”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아.”

“이 결혼은 나의 실수야.”

“하지만 아이들을 버릴 수 없어. (이혼할 수 없어)”

“내가 저지른 일이니 책임지고 살아야지. 하지만 너무 우울해…”


‘날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살아야 하는 팔자’라는 생각은 눈물 나게 서글펐다.


왜 '아내의 침울한표정'이 내게는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아" 였을까?


그 이유는 아내가 침통한 표정으로 이별을 말하고, 날 차고 떠났던 연애시절 아픈 경험때문이었다. 내게는 평생 가장 아픈 시간이었다. 그녀를 다시 만나 결혼했어도 그 불안은 트라우마가 되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내가 날 떠났을 때의 그 표정과 결혼 후 침묵의 표정이 같았기에, 나는 그녀의 침묵을 이별통보로 해석했고, 사랑하지 않아서 떠날꺼다 라는 암시로 받아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내와 나누며, 우리의 마음의 거리가 좁혀져 갔다.


우리는 자동적 사고를 ‘마음에 난 익숙한 길’이라고 불렀다.

이미 내 마음속에 난 길, 익숙한 길이 자동적 사고다. 아내는 극심한 교육열 속에서 자라며 열등감을 극복 하지 못하고 결혼을 했다.


그 속에는


“나는 부족해”


라는 잘못된 신념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결론은


“나는 좋은 것을 가질 수 없어”였다.


그 길 위에서 아내는 '우울'이라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만약 아내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이야.”
“나는 나여서 소중해.”


아내는 말했다.


“나도 나를 소중히 여기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수십 년 동안 “너는 부족해”라는 메시지를 듣고 자란 아내가 힘겨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애이듯 아팠다.


‘나도 내가 잘나서 날 좋아하는 건 아닌데, 너는 대체 뭐가 못나서 그렇게 널 좋아하는 게 힘드니?’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자신에게 지적을 많이 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보통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가혹하다. 아내는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아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예전만큼 속상하지 않았다.


나는 아내가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깨닫고, 자신을 더욱 사랑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당신 마음속에는 어떤 ‘마음의 길’이 있는가?


특정 부정 상황이 되면 반드시 밟게 되는 사고의 패턴, 그 길을 찾아보자. 그 길을 찾으려면 적어야 한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노트나 블로그, 브런치 등에 써보자. 그러면 그 기록이 당신에게 익숙한 마음의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서 조금 벗어난 길을 함께 찾아보자.


이건 마라톤이 아니다.


마음 산책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함께 걸어보자.


- 아빠는 치료사 -

*첨부를 출력해서 한번써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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