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드는 것도, 아닌데 한번 믿어나 보자!

by 아빠는치료사

돈 드는 것도, 아닌데 한번 믿어나 보자!


대학졸업 후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사수의 괴롭힘을 견디다, 2년 차에 이직을 급하게 했었다. 이직한 회사에서 역시 적응에 실패하고 석 달 만에 백수 신세가 되었다.


금방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나름 합당하고 타당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나의 관둔 이유를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면접을 가면 나를 바로 보는 시선은 그저 참을성 없고 욕심많은 사람일 뿐이었다.


마침 금융위기까지 겹쳐 기업들의 채용이 죄다 중단되었다. 별 수 없이 2년 반을 자취방에서 끙끙거리며 취업준비와 알바를 하며 지내야 했다.


부모님이 하시던 작은 사업도 불경기로 힘겨웠던 상황이었다. 동기들은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하고 하는데, 나만 뒤처진 기분에 더 힘겨웠던 것 같다. 간헐적으로 계약직 직장이나 알바도 하고, 실업급여를 타 쓰면서 계속 취업을 준비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몇 달을 오이와 계란후라이를 반찬으로 하루 한 끼만 먹고 버티곤 했다. 외롭고 배고프니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밥 사 먹을 돈이 없어 도움을 구하는 내게, 어머니의 한숨이 평생 처음으로 들렸다.


"준아, 엄마도 힘들어서 도와주기 어려울것 같다."


충분히 납득되는 상황이었다. 31살의 나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앞도, 옆도, 뒤도 나 막혔다. 뚫린 곳은 하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근처 교회에 가서 많은 날을 울며 기도했었다.


"무슨 일이라도 하게 해 주세요."

"사람구실하게 해 주세요"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웠다. 수십 군데 원서를 써도 불러주지 않았고, 일없는 백수기간은 늘어나기만 했다.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엄마가 말한 것처럼 생명을 걸고 성경을 믿어 보기로 했다.


생명을 건 믿음은 무엇일까?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시고, 예수님을 통해 죄를 용서해 주셨다. 그래서 믿으면 구원을 받아 천국에 간다.'


이 정도로 복음를 믿는 사람은 많을 것 같다. 생명을 건 믿음은 성경말씀을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진리로 믿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깨달은 그대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쉽게 얘기하면 엄마처럼 살아보는 거였다. 어차피 잃을 게 없는 상황이었다.


"성경은 수천년 검증된 책이니, 사람이나 환경을 믿지말고 말씀을 믿어 보자! 돈 드는 것도 아니잖아. 믿어서 생계(구직)라는 내 삶의 문제가 해결되면 다행이고, 잘 안되더라고 아예 잘못되지 않을 꺼야."


내 오랜 고민의 결론이었다.


화끈하게 믿기로 작정을 하니 성경 읽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희망의 말들이 너무나 감사하고 좋았다.


"주께서 나의 슬픔을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시편 30장 11절)

여전히 먹을 것 없고, 친구없는 외로운 상황이었으나, 언제가는 이 말씀이 내 고백이 될 거라고 믿었다.

오직 말씀을 믿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아빠는 치료사-


다음화 : 뭘 좀 믿어 보려면, 알아야 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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