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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는치료사 Nov 01. 2024

불행한 결혼 탈출방법 총정리

도박, 알콜, 마약, 게임 중독 등 각종 심각한 중독 증상이 배우자에게 없다는 전제 하에 내가 생각한 부부싸움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총정리해 본다.



부부가 싸우는 이유


첫째, 정서적/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해서 싸운다.


처가 혹은 친가에 의존적인 부부는 싸우기 좋다. 혹은 조정당하기 쉽다. 부자집에 장가를 간 남자동료가 있었다. 처가댁에서 고급 승용차를 사주는 모습을 보고 살짝 부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 차를 타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처가댁에 의무적으로 방문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부러워할 만한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 돈은 받으면 주는 사람의 말을 듣게 된다. 돈을 받는 한, 의존적인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어른 임에도 의존적인 삶을 계속 살면 반드시 크고 작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할아버지가 손주 학원비 보태는 것이 뭐가 나쁜가? 당연히 나쁘지 않다. 하지만 미술학원을 보내고 싶은 데 영어학원만을 보내라고 하고, 이 때문에 부부간에 다툼이 빈번해진다면 안좋다고 볼 수도 있다.

할머니가 손주를 돌봐주는 것이 뭐가 나쁜가? 하지만 할머니가 매일 사주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부부가 싸운다면 안좋다고 볼 수도 있다.

 

둘째, 삶의 익숙함에 속아서 싸운다.


여기서 '삶의 익숙함'은 무엇인가? 부모님을 말한다. 우리는 부모가 가장 익숙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눈으로 받아들여 온 시각정보가 가장 강렬하다. 얼마 전 배우 박하선 씨가 이혼 숙려캠프라는 TV프로에서, 출연 부부가 아이들 앞에서 심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어릴 적이 생각나서 무서워서, 그 아이들이 가여워 운 것 같았다.


어른이 된 아이는 자신의 부모가 반복적으로 보여 준 모습을 잊지 못한다. 많은 이들이 결혼 전에 부모님께 배워버린 익숙함을 생각 없이 따라 한다. "나는 크면 저러지 말아야지"하면서 컸지만 결국 똑같은 짓을 한다.


익숙하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부모님이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수십 년 반복해서 이를 지켜본 나는 부모님의 나쁜 습관에 익숙해져 무뎌져 있을 수 있다.


셋째, 육아가 힘들어서 싸운다.


육아휴직을 하고, 처음 몇 달은 살림을 하며 '할만하네 뭐' 하는 식으로 생각했었다. 주부 7개월 차쯤 되었을까? "이러다 정신병이 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이들이 마구 던지는 감정들을 받아내고, 살림을 하고, 배우자의 마음을 알아주려 하다 보면, 자신을 돌볼 힘이나 여유 따위는 전혀 없다. 그러다 정신이 고갈되어 우울증이 올 것 같았다.


나는 사회생활하면서 "독하다", "정신력이 강하다"라는 말을 꽤 듣던 남자다. 그럼에도 주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다. 부족한 한 인간이 한 인생(자녀)을 완전한 척 돌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넷째, 배우자 삶에 대해 무지해서 싸운다


아내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 일진녀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이다. 같은 반도 아닌데, 아내가 조금 이쁘장하다는 이유로 시샘을 해서 그런지 화장실 데려가 괴롭혔다고 했다. 그런데 그 여자가 많이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A급스타는 아니지만, 몇 편의 영화주연 출연과 주요예능에 출연으로 아는 사람이라 깜짝 놀랐었다. 아내는 평소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어릴 때 당했던 이런 일이 영향을 미친 거 같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참 아내의 삶에 대해서 모르는구나"


아내가 눈치를 많이 봐서 불편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뭐 그리 쓸데없이 눈치를 많이 보냐?"며 무시하니 싸움이 났다.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알았다면 내 반응은 달랐을것 같다.


다섯째, 배우자의 DNA에 대해 무지해서 싸운다


내 아내는 후각이 예민하다. 그래서 내가 맡지 못하는 냄새를 맡고,  인상을 쓰며 "냄새난다"라고 한다. 한 번은 아내가 내 옷에서 아저씨 냄새난다고 해서 기분 나빴던 적이 있다. 내가 기분 나빠하니 눈치 보는 성격의 아내는 또 얘기하지는 못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생이 된 딸이 내 옷을 무슨 더러운 걸레처럼 가장자리만 집어 들고 나오더니 "아빠 옷 냄새나.."했다. 그제야 "아~~내가 냄새나는구나"하고 인정이 가능했다.


나 보다 후각이 좋은 이 여자들이 잘못이 있는가? 아니다. 후각이 둔감한 나는 큰 잘못을 했는가? 아니다. 이런 건 맞춰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냥 다른 DNA를 갖고 태어났을 뿐이다. 나는 그냥 향수를 이전보다 더 자주 뿌린다.


부부싸움 해결책


첫째, 전업주부와 부부만의 루틴(Routine)을 만든다.


요즘에는 수도권 집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맞벌이가 당연한 문화가 된 듯하다. 우리 집도 아내의 벌이가 큰 편이라, 둘 중 누구 하나라도 일관두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전업주부를 해보니 실 보다, 득이 훨씬,훨씬, 훨씬 많았다. 특히 육아휴직이 가능한 남자라면 진심으로 추천을 드린다. 주부를 해보지 않으면, 주부가 어떤 일인지 알기 어렵다.


부부가 둘 다 좋아하는 것을 같이 매일 같이 할 수 있다면, 서로를 알아가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 우리 집은 여러 번 말했듯이 3년째 매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예배는 삶을 돌아보고, 대화를 계속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주었다. 가정예배 외에도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건 많다. 가벼운 산책이나 수영 같은 운동을 매일 같이하면 대화의 문을 여는 창구가 생긴다. 대화가 모든 것의 시작이 된다.


둘째, 사과로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


언제 억울함이 쌓이나? 그 사람의 삶이 되어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할 때 쌓인다. 상대방의 행동을 자신의 절대기준으로 쉽게 판단하면 안 된다. 판단을 받는 상대방은 억울함이 쌓인다. 억울함은 마음에 똬리를 틀고 앉아, 같은 값의 혹은 그 이상의 눈물의 사과 없이 절대 나가지 않는다.


억울함이라는 마음의 독소가 나가지 않으면, 그 억울함은 그 사람의 삶의 기준이 된다. 주식으로 망한 아빠로 인해 억울해진 딸은, 주식하는 남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곤 한다. 억울함이 삶의 기준이 된 것이다.


나는 은행원이 되어 보지 않고 은행을 다니는 아내를 마치 신문사설처럼 평가했었다. 아내가 은행에서 벌어다 주는 월급, 성과급 다 누리면서 "은행들은 수수료로돈 쉽게 버는 거 아냐?"라는 식으로 말하곤 했다. 은행에서 단 하루도 일해 본 적 없지만 돈을 같이 쓰는 내가이런 말을 하면, 아내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나로 인해 억울한 게 없는지 물어보고, 이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반드시 사과로 풀어줘야 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억울한 마음을 부인하지 말고 풀어줘야 한다.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하면, 어차피 내 인생도 안 풀린다.  내 인생을 풀려면, 가족들의 억울함부터 풀어보자.


셋째, 서로의 '지배감정'을 파악하고 인정하자.


나는 '짜증이'였다. 아내는 '우울이'였다. 아내가 이제 날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정이 '소망이'였으면 좋겠다. 그 사람을 형성하고 있는 지배 감정은 하루 이틀, 일 년이년에 걸쳐 완성된 것이 아니다. 수십 년이 걸린 것이다. 그 수십 년의 세월을 수용하고 고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정하는 것은, 고치는 것보다는 쉽다. 내가 짜증이 많이 많다면, "내가 짜증이 좀 많지?" 내가 우울하다면 "내가 힘이 없어서, 당신도 맥이 빠질 수도 있겠다."라는 식으로 인정만 해도 부부관계가 개선이 되어 같다.


넷째, 감정 정산을 해보자.


감사, 사랑, 수용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자본(재산, 내 돈)"이라고, 불안, 분노, 걱정 같은 감정은 '부채(빚, 남의 돈)'라고 정의해 보자. 자본보다 부채가 더 많은 가정이라면, 집안에 싸움이 많을 것이다. 내 집에는 감정 부채가 많은가? 감정자본이 많은가?


은행 대출(부채)에는 두 가지 성격이 있다. 하나, 정기적으로 이자가 나간다. 둘, 상환일에 반드시 전액 갚아야 한다.


부부 싸움은 부채이자와 같다. 내면 낼수록 속이 상한다. 배우자가 거대한 불안이라는 부채를 갖고 결혼을 했다. 원금이 너무 크다? 어떡해야 하나? 대신 갚아 주기 싫으니 이혼해야 하나? 아쉽게도 이혼하면 빚이 늘 것이다.


이혼하면 아이들에게 원망, 불안, 분노라는 부정 감정을 물려주게 될 확률이 아주 높다. 죄없는 아이들을 봐서라도 감정 부채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


아내를 혹은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을 했다면 빚을 대신 좀 갚아주자. 어떻게 갚아 주나? 불안한 사람에게 격려를, 분노한 사람에게 위로를 자주 해주면 된다.


내 돈을 은행에 맡겨만 둬도 이자가 들어온다. 내가 긍정감정을 가지고 나눠주려고 애를 쓰면 반드시 이자가붙는 예적금처럼 삶에 복이 붙을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고있다.


다섯째, 집안에서 한 명은 심리 치료사가 되자.


위의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의 일은 치료사라고 마음먹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어쩔 수 없이 가정 구성원들의 마음을 돌보는 역할을 누군가가 해야만 하다면 누가 해야 할까? 확실한 것은 아무도 이 역할을 안 하면 계속 힘들 거라는 사실이다. 


나는 먼저 깨달은 사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자신을 치료사라고 정의하니, 쉽게 흥분되지 않았다. 예리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듣고 싶은 얘기를 찾아 해주려고 했다.


"치료사는 돈을 받고 일하지만, 내가 집안에서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나?"


"배우자가 치료사가 되어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하기 싫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위로가 될만한 사실이 있다.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면, 반드시 유사 서비스가 몇 달 안에 돌아온다.


친절을 베풀면 친절이 돌아왔다. 위로를 하면 위로가 돌아 왔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서로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따라하게 된다. 따뜻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게 좋고, 그걸 따라간다. 석달만 해보시라. 나와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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