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문은 열려있고 호색은 전시 상황과 대비책을 설명할 기회조차 없이 여드레가 걸려 상주땅에 도착이 된 것이다.
" 내 살다 살다 지 목숨 건사할라꼬 장군이란 놈덜이 성을 버린다꼬? 도망칫따꼬? 이 호로자슥들
내 인마들 잡히기만 하몬 직이삘끼라 에이 퉤퉤 "
호색의 거침없는 혼잣말이 계속되었다.
장수 (네이버 발췌)
“ 아이고... 와일로... 배 창새기가 달라 붙은기가? 풀때기만 묵어가꼬 글라.... 아이고 배야...”
호색의 몸 상태는 그야말로 살은 열댓 근(10KG 이상)은 빠져 피골이 상접해 이전의 호색의 당당하고 단단한 풍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 어~~ 저가 맞나? ”
상주성을 바라보는 호색의 초점 잃은 눈빛은 저물어가는 석양의 붉은빛과 다르지 않았다.
“ 문 쫌 열어 보이소?? 쫌 열어 보이소...”
상주성에 도착한 호색은 굳게 닫힌 성문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 누군교? 소속이 어덴교? ”
같은 경상도라 해도 호색의 남쪽 억양과 상주의 북쪽 억양은 확연이 차이가 나고 있었다.
망루병의 억센 사투리에 호색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 뭐라 카는기고? 똑바로 씨부리야 알 거 아이가 으잉?? “
호색은 전란의 와중에도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지는 부산포 최장군입니더 전시상황이 급합니더 .. . 퍼뜩 문 좀 열어 주이소 퍼뜩!!!”
잠시 후 굳게 닫힌 성문이 열리며 호색은 상주성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래~ 부산포 최장군이라 했던가?”
묻는 이는 전란이 터지자 한성에서 급파한 이전 이장군 상관인 북방 절도사 김성일이었다.
전시에 순변사로 급파된 김성일은 망루병의 보고를 받고 최장군 호색과 마주하게 되었다.
“ 그렇습니더 부산진성 박정 절제사 휘하에 있던 최가에 호색이라 합니더...장군
전시 상황을 알릴라꼬 밀양, 갱주(경주), 승주(성주)를 거쳤지만 성은 이미 왜넘덜 수중에 떨어지거나 텅텅 비어가 전시 상황을 전하지 몬했습니더 장군... "
“ 허허 그럼... 최장군 자네가 부산포서 여기까지 어찌 왔단 말인가? ”
적잖이 놀란 순변사 김성일은 다시 반문하였다. 순변사 김성일은 막중한 전시 상황에 부산포에서 상주까지 구백여리를 달려온 호색을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예... 장군.... 지도(저도) 마 목심 배릴 각오로 싸울라 캤습니더...상관의 지엄한 명이 있어가 이래 후방으로 달려 왔지만서도 갱상도 거반 모든 성이 넘어가... 이래 상주까정 왔다아입니꺼 장군”
호색은 억울하고 울화통 터지는 심정을 순변사 김장군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 아무리 명이 있다 해도 어찌 장군이 숙영지를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여봐라~~ 당장 저놈을 옥에 가두거라~~~ ” 순변사 김성일은 호색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숙영지를 이탈하고 군법을 어겼다는 죄명으로 호색을 옥에 가두게 되는 형색이 되었다.
“ 장군~~ 내 목심이 아까버가 이래 구백리까정 떨어진 상주까지 왔겠습니꺼?? 내는 목심 따윈 하나도 아깝지가 않습니더 장군.... 전시 상황이 급박해 후방에 알리라 캐가 눈물을 머금고 이까지 왔습니더... 쫌 믿어주이소 장군~~~”
호색의 간절한 외침에도 불고하고 순변사 김장군은 이전 북방 함경도 녹둔도 때의 이장군을 모함하는 것 마냥 최장군 호색을 깔아 뭉개고 있었다.
“ 그대 말이 정녕 맞다 해도 군법을 어긴 것은 어쩔 수 없네... 저놈을 당장 옥에 가둬라~~”
“ 장군.... 장군.... 장군.... 지금 이러실 때가 아입니더... 왜놈 덜은 조총이라 카는 신무기로 이만(정확히 18700명)이나 되는 병력덜이 무장을 하고 북진을 하고 있습니더.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됩니다... 작전회의를 해가 막을 방도를 찾아야 됩니다... 장군 제 말을 허투루 들으시면 안 됩니더장군..."
호색은 계속해서 상황을 전달하고 있었다.
" 적장 소서행장 을 앞세워가 내일이나 모레쯤은 이 짝 상주에 도달할 낍니더.. 방비를 하셔야 됩니더 장군.... ”
끌려가는 호색을 보며 순변사 김성일은 말을 더했다.
“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인가? 어찌 2만의 군사가 열흘 상간에 부산포서 상주까지 올 수 있단 말인가? 이런 망발이 있나... 헛튼 소리 하지 못하게 잎에 재갈을 물리고 옥에 가두어라...”
조선 옥사 (네이버 )
“장군~~ 장군~~ 장군~~ 어.... 으윽”
장군을 외치는 호색에 입에 재갈이 물리며 옥사로 끌려가고 있었다.
“ 아무리 전시라 하지만 저런 못된 놈을 봤나.!!..되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고 흐음~~~ 흠”
순변사 김성일의 심기는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조방장 석기가 순변사 김성일에게 말을 건넸다
“ 장군 그래도 부산포에서 올라온 최장군이란 자의 말을 한 번은 들어 봐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장군? ”
“아니? 자네도 내 명을 거역하려 하는가? 석 조방장?”
“아... 아닙니다.. 장군... 장군이 아닌 것은 아닌 게지요... 노여워 마십시오 순변사 장군”
조방장인 석 장군 석기는 순변사의 한마디에 제압되는 형국이 안따까울 따름이었다.
소서행장 (KBS 불멸의 이순신)
“ 미우라!!! 현재 상황을 보고하라!!”
고니시( 소서행장)는 부관인 미우라에게 진격 상황에 대해 보고를 명하였다.
“하이~~.. 장군~~”
“현재 태합(도요토미 히데요시) 전하의 장졸들은 부산포 , 밀양, 경주, 성주를 거쳐 사월 스물 사흘 명일이면 상주성에 도착하여 정비 후 공격태세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장군”
“그래?!! 흠.... 어디 한번 자세히 얼굴이나 보자꾸나... 재갈을 풀어 주거라!! ”
“ 예... 판관 어르신...”
옥사를 지키는 만석 아버지는 난이 일어났다 하여 조직된 의병 중
한 명이었다.
“ 그래 자네 이름이 호색이라지? 성은 어찌 되는가?”
“ 예.. 장군.. 해주 최가에 부산진성 박정 절제사(첨사) 밑에 있던 최장군이라 캅니더...”
“그래? 어찌하여 부산진성에서 목숨을 다해 싸울 것이지 구백 리 길이나 떨어진 상주까지 왔단 말인가? 내 얼핏 소식을 들어 자네의 이야기는 들었지만... 순변사 장군의 명을 따르는 것이 지엄한 군법임을 자네도 잘 알 것이네... 하지만 자네도 분명 억울함이 있을 것이니. 소명을 한번 해 보시게..”
“ 예.. 장군... 왜놈덜... 왜놈덜 보통이 아닙니더.. 화승포 조총으로 무장하고 척후병을 매복 진지에 깔아놓고 이시가루 라고 하는 족병을 앞세워가 순식간에 성을 함락하고 있습니더... 그 조총의 화력은 조선의 활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아입니꺼... 제 눈으로 똑똑히 봤다 아입니꺼 장군~~ 이렇게 한가하게 방비할 때가 아입니더.. ”
“ 자네가 정녕 왜놈들의 실상을 봤단 말인가??”
“ 예... 장군 그렇다 아입니꺼... 이래 캐가고는 한 시진 아니 몇 각도 (1각 15분) 몬 버팁니더 ... 대책을 강구해야 됩니더.. 시간이 없습니더..장군....지가 하는 이바구는 참 말 입니다 믿어 주이소 장군!!!”
“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이리 태연하게 있을 때가 아니지 않은가? ”
상주 판관 정관은 호색의 말과 그의 눈빛을 보며 상황이 심각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 맞습니더...진짜 맞습니더... 대책을 세워야 됩니더...장군 예~~? ”
호색의 간절함이 판관 정관을 움직이고 있었다.
“ 알았네 내 지금 당장 순변사 장군께 보고 하도록 하겠네”
판관 정장군은 옥사를 떠나 순변사 장군의 집무실로 향했다.
“ 장군... 옥사에 있는 부산포 최장군에게 왜군의 전투 상황을 듣게 됐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심각하게 멸 할 것이라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장군 눈빛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이점은 숙고해서 받아드려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야 되지 싶습니다 장군....”
(KBS 징비록 발췌)
“ 정 판관!!! 뭐라 최장군?? 자네 누구 마음대로 저 근본도 모르는 작자의 재갈을 상관의 승인도 없이 풀어 줬는가??? 말해보게 정판관!!!”
“ 예.. 장군 제가 한번 설명이나 들어보고 일리가 있는 말 같으면 장군께 보고하고저 그렇게 했습니다. 장군 양해 부탁 드리겠습니다.. 순변사 장군...”
“ 뭐라?? 정판관 당신 제정신인겐가? 어!! 어디 상관에게... 내 비록 상주땅에 도착한 지 며칠 안됐지만 지엄한 나라님의 교지를 받고 온 순변사로 당신의 상관이오 정판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판관도 마찬가지로 나라님의 영을 어긴 것이오.... 알겠는가? ”
“하시만 장군~~~~” 억울한 듯 답을 하는 정판관을 향해
“ 닥치시게~~~ 이유는 필요 없으니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 이 전쟁이 곧 끝나면 이 일은 내 좌시하지 않을 것이야~~~ 알겠는가 정 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