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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腹臟) 터지는 순간 II

거꾸로 흐르는 강물...

by Another time 자축인묘 Feb 16. 2025
갈대배 (네이버 )갈대배 (네이버 )

" 아재요? 이기~~이기 우예 된 일입니꺼??? 이틀 상간에 이래 다 맹글면??"

최장군 호색은 산떠미처럼 쌓아 올린 갈대를 짚새기 꼬듯 순식간에 갈대배로 바꿔 놓은 분성꼴 백성들을 보며 감탄의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장군님~~ 한시가 급하지 않습니까요? 우덜한테 지시만 하셔요~~ 만드는 건 우리가 백번 천번 만들 수 있어요~~~ 안 그렇나? 성민 아범?"

한양 한성 깍쟁이인 줄만 알았던  분성꼴 백성들의 배(?) 만드는 기술은 비록 갈대로 엮은 급조된 배였지만 모양새가 정말 그럴듯하였다.


" 아재요~~ 아지매요~~ 그카고 배 한 척당 장정 여덟을 넘기면 안됩니더~~ 알겠습니꺼?"


" 아~들은 열서너 명도 게안타 아입니꺼... 근데 아~ 만 태우면 클 납니더... 아~ 들 대여섯에 꼭 아지매,아재캉 같이 타야 됩니더...알겠습니꺼? "

일일이 탑승인원을 지정해 주는 호색의 눈에서는 불이 번쩍이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하는 의지가 강물에 비친 달 그림자와도 같았다. 평온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물결이 일지 모르는 그런 눈빛... 찻잔 속의 태풍과도 같았다....  



고니시 소서행장 ( 네이버 불멸의 이순신)고니시 소서행장 ( 네이버 불멸의 이순신)

" 미우라!!! 2선봉장 가토 장군은 어디 있는가?"

먼저 임진강 기슭에 도착한 고니시는 2선봉장 가토의 위치 파악에 들어갔다.

명으로 가는 길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몽진(蒙塵)한 조선의 왕 선조(宣祖)를 잡는 것에 더더욱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 경쟁 상대는 2선봉장 가토 기요마사와 3선봉장 구로다였다.

 

" 하이~~ 장군!!! 현재 가토 장군은 임진강 하류에서 도강을 준비 중입니다. 장군~~"

미우라의 답은 언제나 간결했다.


"그래? 흐흠...  가토에게 뺏겨서는 안 될 것이야 알겠는가?"
"무슨 일이 있어도... 조센 왕은 내가 잡아야 될 것이다... 알겠는가?"

고니시는 나름의 생각이 있는 듯 부장인 미우라에게 전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었다.



고니시는 조선에 침입한 왜군의 제 1선봉장 이지만 한양에 입성한 또 다른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 아닌 풍신수길의 양자  우키타 히데이였다. 그는 약관 이십 세의 나이에 풍신수길의 영을 받들고 총대장 자격으로 온 인물이라 고니시는 어찌 되었든 그를 사전에 구워삶아야 했었다.


"우키타는 벌써  손을 써놨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으하하하하하하~~~~ 가토 너도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야~~ 으하하하하~'


" 미우라!!! "

" 가토와 구로다에게 전하거라!!! 가토는 함경도구로다는 황해도로 진출할 것이다!!! 우리 1선봉대( 고니시)는 평안도로 출격할 것이다!!! 우키타( 우희다수가 宇喜多秀家) 총사령관의 령이다 알겠는가?

우키타 총사령관 (네이버 )우키타 총사령관 (네이버 )

"으하하하하하하~~~~으하하하하~~~"

고니시(小西行長)의 썩은 웃음이 온 사방에 퍼지고 있었다.


가토 ( 불멸의 이순신 네이버 )가토 ( 불멸의 이순신 네이버 )

" 아니 뭐라??  우키타 장군이 정녕 나를 함경도로 보낸단 말인가? 칙쇼~~~~"

" 분명 그 쥐새끼 같은 고니시 작품일 것이다.... 그 비렁뱅이 보다 못한 놈을 어찌.... 흐흠~~~"

왜군의 2군 장수 가토는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1 선봉장 고니시는 성격이 유한면이 있지만 가토는 고니시와는 천지차이로 달랐다. 직설적인 그의 성품은 좋고 싫음이 명확하고 입에 담기 힘든 욕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지 그들이 말하는 태합전하 풍신수길(豊臣秀吉)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그의 포악하고 악랄함을 따를자가 없었다.


' 누구 때문에 고니시 그자가 선봉장이 됐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 그의 눈에는 동료 장수 고니시 유키나카 (소서행장)를 증오하는 마음이 조선 출병 때부터 있던 터라 현재의 지시사항에 조작이 섞여있음에 불만이 가득한 상태였다. 하지만 총사령관이자 풍신수길의 양자 우키타의 명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 니시무라!!! 니시무라!!!~~~ 고니시 장군은 어디로 간다 하는가?"

니시무라를 찾는 가토의 눈에는 조선과 왜군 1선봉장 고니시에 대한 증오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 하이!!! 장군!!! "

" 고니시 장군은 평안도로 구로다 장군은 황해도로 진출한다 알려왔습니다 장군~~~"

부장 니시무라는 짧게 고하고 있었다.


" 빠가야로~~~ 칙쇼!!! 조센 임금 목을 고니시 그자가 차지하겠단 말인가??"


" 이런~ 이런~ 우키타 장군 령이니 반기를 들 수도 없고 흐음....."

" 음하하하하~~~~ 좋다 그럼 꿩대신 닭일 것이야~~"

가토는 화를 내다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을 반복하며 때를 노리고 있었다.

"니시무라!!! 함경도로 파천(播遷)하는 인원이 있는지 세작을 통해 알아보거가~~~ 분명히 조센은 분조(分朝)를 시행할 것이니라~~ "

2 군 수장 가토 또한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인물로 조선 임금을 보호하기 위해 파천일행을 나눠 왜군에게 혼란을 부추기는 기만술을 쓸 것을 가토는 짐작하고 있었다.  분명 왕의 지위와 버금가는 인물이 움직일 것을 예상한 것 또한 2군 수장 가토 (가등청정加藤淸正 )였던 것이다.

" 두고 봐라~~ 고니시~~~ 내  네 놈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줄 테니
~~~ 음하하하하하하~~~"

가토의 웃음소리가 쩌렁쩌렁 마치 호랑이의 포효처럼 울리고 있었다.



선조 (불멸의 이순신 )선조 (불멸의 이순신 )

" 아직 소식이 없는 것이냐? 답답하고 답답하도다~~~"

봉산(鳳山) 관아에 묵고 있는 선조는 대신들을 불러놓고 질책의 질책을 하고 있었다.


"예~ 전하!! 임진강 기슭에 진(陣)을 치고 있는 도원수 김원의 소식에 따르면 왜적이 며칠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합니다. 전하~~"

어영대감 윤수(尹壽)의 보고를 듣는 선조의 얼굴이 찌그러 질대로 찌그러지며 말을 이어나갔다.


" 어허~~~ 짐의 철통 같은 군(軍)이 무서워 적이 공격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요??? 안 그렇소이까?? 답답들 하십니다... 답답들~~ "

" 모든 대신들은 들으시오~~~ 지금 이 시간부로 패악 무도한 왜군들을 모두 척결할 것이오~~~"

선조의 령이 떨어지자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대신들 중 한 명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 전하~~~ 지금은 이러실 때가 아니옵니다!!! 비록 왜적이 잠시 공격을 멈추고 있지만 필시 그들도 다른 전략을 짜고 있음이 분명하옵니다. 자칫 무모하게 조선의 군영이 먼저 움직이다간 필시 화(禍)를 입을까 두렵사옵니다... 지금은 시간을 끌어 조선의 장졸(將卒)들을 소집할 때 이옵니다... 부디 윤허(允許)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영의정 유룡의 거침없는 직언이 선조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 어허~~~ 무엄하게 어찌 전하께 그런 무례한 말씀을 하시는지요??  영상 대감!!!"

선조의 뒤를 지키던 내금위장 (內禁衛將) 박성(朴聲)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내금위장 (네이버)내금위장 (네이버)

" 전하의 용안(容顔)을 보시고서도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신단 말입니까? 신하 된 자로 부끄럽지도 안 소이까? 지금 당장 군(軍)을 동원해서 쳐들어 가야 됩니다... 지금 당장~~~"

우락우락한 말투가 영의정 유룡의 심장에 비수(匕首)로 꽂히고 있었다.  


" 흐음~~~ 내 할 말은 내금위장이 한 것으로 알겠소이다~~~~ 흐음 어서~~~ 어서 썩 물러들 가시오 어서~~~ 흐흠~~~ 흠"

선조는 내금위장을 통해 지시가 끝났다며 불편함을 비치는 헛기침을 두 번 하고 자리를 벗어나고 있었다.



"장군!!!! 조센이 걸려들었습니다 장군~~~~"

소식을 전하는 이는 가토의 부장 니시무라였다.

가토 ( 네이버)가토 ( 네이버)

" 음하하하하하하~~~ 내 이럴 줄 알았느니라~~~ 이러니 조센이 한 달도 되지 않아 한성을 뺏긴 것이야 한성을~~~~ 음하하하하하하~~~"


" 어서들 오너라~~~ 내 갈기갈기 찢어서 모두 도륙을 내줄 것이니~~~ 음하하하하~~~"

가토 기요마사( 가등청정)는 올 것이 왔구나 기다렸다는 듯 조선의 장졸들을 반기고 있었다.


이미 왜군은 임진강(臨津江) 도강(渡江)에 필요한 배가 없음을 알고 차선책을 세우고 있었다.


" 아둔하고 멍청한 조센 왕은 태합전하의 공격이 없음을 알고 우리가 무서워 공격을 못할 것으로 알고 있던 게야~~~~ 하하하하... 배가 있어야 건널 것 아닌가? 하하하하하...  멍청하고 멍청하도다...
한성을 다시 수복(收復) 하려고 악을 쓰고 조센 군(軍)이 들이닥칠 것이야~~내 미리 알고 준비해 두었음이지~~멍청한 조센 임금~~~  하하하하하~~~"

제 2선봉장 가토는 조선의 군사가 공격할 것을 예견하며 들어오는 길목에 매복조를 편성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센코쿠 시대 수많은 전쟁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가토의 계략(計略 )에 조선 병사들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 장군~~ 큰일 났습니다... 적의 유인책에 속았지 싶습니다 장군~~~~"

도원수 김원(金原)에게 보고를 하고 있는 이는 부원수 진각(陳各)이었다.


" 뭐라??!! 무슨 소린게냐?"

1만 5천의 조선군을 거느리고 도강(渡江)을 한 조선군 수장 김원은 믿을 수 없는 소리에 당황하고 있었다.


조선군은 임진강변에 배를 정박하고 강기슭을 오르는 순간 오십 보 거리 조총의 유효사거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조선 장졸들을 향해 "탕탕탕탕...." 조총 탄환 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조총 (불멸의 이순신)조총 (불멸의 이순신)

" 으윽~~~"

" 아악~~~"

"으으윽~~"

2만의 가토의 왜군은 사방에서 무자비하게 조총을 발사하며 조선 장졸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었다.


" 보이는 조선군은 모두 몰살시켜라~~~ 임진강 물고기들이 오늘은 포식할 수 있을 것이야~~ 음하하하하하~~~ 보이는 대로 죽여라~~~~ 어서!!!!!"

조선군이 타고 온 배는 다시 임진강을 건너기 위해 정비에 들어갔으며 조선군의 주검 시체(屍體)는 강물에 던져지고 있었다. 가토 기요마사의 잔혹함과 악랄함이 그대로 보여지고 있었다.


'어허~~~ 필시 이리될 것을 알아 경계를 했건만 어명(御命 )이 있어 방도가 없었음을 어찌하겠는가?....'

도원수 김원은 자책하며 혼잣말을 되뇌며 도망치고 있었다. 그를 따르는 장졸들의 죽음을 목도하고도 말이다.


연어 사냥 ( 네이버 )연어 사냥 ( 네이버 )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는 모습은 조선 임금인 선조나, 임진강을 지키는 수장이나 매 한 가지였다.

목숨을 바쳐 싸워도 수성 유무가 불확실한 판에 윗선들의 실책에 할 말을 잊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목숨 아까워 목숨 부지하는 임금과 장군을 보며 백성들은 무엇을 해야 될 것인지....

마치 연어가 강물을 거꾸로 오르듯 조선은 반대로 반대로 향하고 있었다. 그 앞에 곰이 서 있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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