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군 생활을 할까요?
이등병의 편지
벌써 몇 달 전부터 타국의 계절은 마스크 위로 땀을 줄기차게 내뿜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곤 했다.
강원도 태생이라 추위와 더위는 잘 견딘다 생각하는 나로서도 찜통 같은 내부의 열기를 감당하기에는 50 중반의 나이는 적지 않은 숫자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돈 버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런 환경을 탓하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이지 싶다
예전의 우리 부모님들도 그랬고 또한 자식을 둔 내 또래의 모든 이들 또한 똑같이 겪는 일 일 것이라 생각이 된다.
현지 타국 생활은 군 생활의 연장선이지 싶다. 20대 초반 군 생활은
군대 오기 전에는 느끼기 못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싹이 텄던 것 같았고
현재 타국 생활에서는 그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가족의 그리움이 더 커지는 때이지 않나 싶다.
그동안 희미해져 가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는 때가 또한 지금이지 싶다.
찜통 같은 5층 높이의 단층 건물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공원들을 볼 때면 우리도 3~40년 전에는 그런 삶을 살았었는데 하는 어릴 적 생각이 오버랩되며 무성영화의 슬라이드처럼 희미한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가기도 한다..
그때는 우리가 어렸을 때라 지금과 같은 삶은 부모님들이 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우리는 그냥 흙 주워 먹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재밌게 놀기만 했던 것 같다.
시내처럼 학원이 있던 것 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보다 열 살 이상 더 나이가 든 60대 이상의 형님들 , 언니들 보다는 덜 그런 환경에 접하지 않았나 생각은 해 본다.
그래도 풍족하지 못한 환경은 어릴 때 내 고향의 그것과 지금 이곳의 생활은 나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모든 현지 공원들이 퇴근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지금....
지금이 나를 생각하게 하는 유일한 시간이지 싶다. 업무적인 시간을 빼고 나면 나만의 시간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지금 이 시간 나를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생각해 보면 반성할 일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 또 일이 계획대로 되고 하므로...
매일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마치 군생활 이등병 몇 개월을 빨리 지나 일병, 상병, 병장 되기를 바라는 생각과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내면의 모습과 겉으로 비추는 표면의 내 모습은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같이 반성한다.....
30년의 사회생활 한국에서의 업무와 현지 생산기지의 업무는 달라도 많이 다름을 느낀다.
20대 초반의 군 생활만큼 (당시엔 27개월) 이제 이곳에서도 세 번째 군 생활 마무리가 되어가는 듯하다.
현지에서의 네 번째 군 생활이 이제 시작이 될 예정이다...
앞으로 한, 두 번의 군 생활이 더 남아 있다 생각이 된다... 그렇게 보면 인생에 있어 20대 군 생활을 타국인 이곳에서 세네 번쯤은 더 하고 가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한, 두 번의 이등병 생활을 더 거친다 생각하고 지내다 보면
어느덧 전역의 그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이제 살면 길어야 2~30년 혹은 좀 더 오래 살면 30년 이상...
아니면 그 기간을 못 채우고 갈 수도 있고...
가더라도 고향에서 돌아가야 될 텐데 하는 생각이 항상 든다...
지금이라도 당장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나로 인해 가족이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으므로 견뎌 보고 있는 중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마찬가지겠지만 하루에도 열두 번
“가야지, 그만둬야지 , 이대로는 버틸 수 없는데, 또 쓰러지면 어쩌지”... 오만가지 생각을 해도 정작 집에는 잘 있다고 하는 것이 가장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를 추스르기 위해 글을 쓴다...
군 생활 초입의 이등병 마냥 진심을 담아 나를 추스려 보기 위해 노트북 자판을 두드려 본다
사랑하는 모든 이 들을 볼 그날을 위해 오늘도 참고, 내일도 참고, 모래도 참는다...
사리가 38,000개 생길지라도 참고 참다 보면 언젠간 해탈의 경지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설령 그것이 생을 다해 불에 짚혀져 사리 수거함에 38,000개의 사리가 담아질지라도........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가 생각 나는 밤.....
“이등병의 편지” 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