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말이 고와도 오는 말은 안 곱다.
우리 가게에는 물수건 아저씨가 아침마다 온다. 전 날에 다 쓴 물수건을 가져가고 새로운 물수건을 주신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시기 때문에 거의 매일 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점심을 늦게 먹기 때문에 항상 간식으로 빵이나 김밥이나 떡을 먹는다. 그리고 초코파이, 초콜릿, 등등 빵류 과자들도 많이 구비를 해놓는다.
그래서 가실 때마다 몇 개씩 집어 들고 가신다. 처음에는 밥을 안 챙겨 드셔서 그렇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남는 빵이 있거나 그럴 때 내가 직접 드시라고 드린 적도 많다. 하지만 매일 그렇게 집어 가시니까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약 11시쯤에 오시는데, 곧 점심시간일 것이었다. 우리는 2시쯤에 밥을 먹는데 말이다.
그리고 몇 십 년째 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 번도 무언가를 사 온 적이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나눠 먹으면 좋으니까 라는 생각이 컸는데, 이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사건이 있었다. 내가 아침에 빵을 사람 수만큼 딱 사 왔는데, 물수건 아저씨께서 갈 때 빵들을 노리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음식을 권유하지는 않고 간식들도 숨겨 놓았다.
남들이 보면 작은 거 하나 가지고 속좁다, 쩨쩨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매일 그렇게 가져가기만 하면 측은한 마음에서 밉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완전한 기버가 되기로 했지만 나는 아직도 멀었나 보다.
우리 가게에는 나이대가 높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오신다. 보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더 잘해드리려고 한다. 원래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고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손님이 있었다. 처음에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서비스도 드리고 잘해드렸다. 우리 가게는 8시에 마감이다. 하지만 술도 드시고 계시고 이야기할 게 많으신 거 같아서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8시 30분에 조심히 가서 맛있게 드셨냐고 물어본 뒤 마감시간이 다 되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내게 들려온 대답은 "무슨 마감이야. 기다려!"였다. 그래서 기다렸다. 9시까지. 계산하러 오라고 해서 갔더니 대리를 불러 달라고 하였다. 대리를 부른 뒤 이제 집에 가려고 하니 차를 막아서서 핸드폰으로 나를 촬영을 하면서 대리 부른 거 맞냐고, 아니면 신고를 한다고 하였다. 나도 그 사람 사진을 찍으며 맞다고 하고 얼른 집으로 갔다.
사실 마감 시간이라고 했을 때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서 당황을 하였다. 하지만 술도 마셨고 이상한 행동을 할까 봐 조용히 기다렸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쉽지 않은 거 같다. 좋게 다가가도 돌아오는 것은 반말, 명령 등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마음을 계속 가지고는 있게 하는 착한 손님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