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백작 3장 2

계속되는 조나단 하커의 일지

by 꿈많은 미소년

한밤중. 나는 드라큘라 백작과 함께 긴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트란실바니아의 역사에 관해서 백작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백작은 반색하더니 그 주제에 관해 멋진 답변을 내놓았다. 트란실바니아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해 얘기했는데, 특히 전투들에 관해서는, 마치 자기 자신이 그 전투 모두에 직접 참전을 한 것인 것처럼 생생하게 설명했다. 내가 짓는 표정을 보고는 나중에 그가 설명하긴 했는데, 자신이 트란실바니아의 통치자인 보야르 가문의 일원으로서 역사적 자부심이 상당하며, 가문의 영광이 또한 동시에 자기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고, 그들의 숙명 또한 자신의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가문이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백작은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마치 한 나라의 국왕이 사용하는 장엄복수형과도 같은 어투였다. 그가 설명할 때 말하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적을 수 있었다. 왜냐면 나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얘기는 너무나도 매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밤중에 그와 얘기를 나누고 있노라면 트란실바니아라고 하는 한 나라의 역사 전반에 관해 받아 적은 내용으로 완벽한 역사책을 쓸 수 있을 정도였다. 트란실바니아와 그의 가문의 역사에 관해 설명하면서 백작은 흥분하기 시작했고, 멋지게 기른 하얀색 콧수염을 잡아 당기면서 방의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본인의 감정이 힘에 실리면서 손에 들어온 무슨 물건이든지 강하게 꽉 쥐었는데, 마치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그 강한 힘으로 산산조각을 낼 기세였다. 애가 할 수 있는 한 그가 말한 바 그대로 이 일지에 옮기는 내용은 자신의 민족의 역사에 대해 그가 설명한 방식 그대로 쓰는 바이다.


우리 세켈리 인들은 자긍심을 가질 권리를 가지고 있소이다. 그것은 이 나라의 독립된 통치를 위해서 우리가 마치 사자가 싸움을 하듯 용감하게 싸운 많은 이들의 피 속에서 그 자부심이 흐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많은 민족들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그르 족은 아이슬랜드에서 태어나 토르와 오딘이 그들에게 준 전사의 정신으로, 유럽의 각 해안가에서, 그래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해안가에서도 마찬가지로, 베르세르크 라는 광전사가 보여주듯 싸움을 했지요. 결국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베어울프라는 늑대인간으로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는 훈족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호전적인 광기는 살아있는 불꽃과도 같이 이 땅을 휩쓸었고, 전투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은 그들의 핏줄 속에서 사막의 악마들과 결합하고 스키타이에서 추방당한 오래 전 마녀들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믿었지요. 바보들 같으니라고! 도대체 아틸라와 비견될 만한 악마나 마녀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리의 핏줄 속에는 바로 그 아틸라의 피가 흐르고 있단 말입니다."

백작은 자신의 팔을 들어 올리면서 얘기를 이어갔다.


"우리가 정복자의 종족이라는 것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마자르 족, 롬바르드 족, 아바르 족, 불가르 족, 그리고 투르크 족이 수천 명의 전사들을 우리의 변경에 투입했을 때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했던가요? 헝가리를 창건한 영웅 아르파드와 그의 군단이 자신들의 조국을 통과해서 유럽을 쓸어버렸을 때, 그리고 우리의 변경에 도달하여 우리 민족을 여기서 만났소. 혼포글라라스 (헝가리 민족의 카르파티아 산맥 정착 : 역주)가 완성되었던가요? 헝가리 인들의 물결이 동방을 휩쓸 때, 세켈리 인들은 마자르 인들의 승리를 함께하는 일가 친척으로서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투르크의 변방을 지키는 수호자로서 수 세기 동안 우리는 신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변경 수호자의 끝없는 의무를 위해서, 여기서 투르크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물은 잠을 잘 수 있지만, 적은 잠을 자지 않는다.' 한 시도 쉼 없이 맡겨진 임무를 수행했지요. 사계를 통틀어 우리가 '피의 검'을 수여 받은 것보다 더 자랑스러워할 민족은 누구입니까? 왕의 군기에 따라 더 빠르게 전쟁의 함성을 외친 자는 누구란 말입니까? 왈라키아와 마자르의 기들이 초승달 아래에 나뒹굴떼, 그 카소바의 굴욕 속에서 우리 민족의 수치를 구원하는 것은 언제입니까? 보이보드 (보야르의 상급군주 : 역주) 로서 다뉴브 강을 건너 투르크 인들을 딸바닥에 패대기 친 건 우리 민족의 일원이 아니라면 누가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것이 진정 드라큘라란 말입니다! 그의 가치 없는 형제가 쓰러지자, 그가 패배하였을 때, 자신의 백성을 투르크 인들에게 넘기고 그들에게 노예로서의 수치를 부과한 자는 비통하리라! 그것은 진정 드라큘라가 아닙니다! 드라큘라는 후일을 도모하며 패배 후 살아남은 그의 백성들에게 영감을 주어, 다시금, 또 다시금, 그의 군대를 이끌고 다뉴브 강을 넘어가서 투르크 땅에서 싸움을 하는 자입니다. 그리고 패배하면 다시, 또 다시, 계속해서 다시, 군대가 악마와도 같은 투르크 인들에게 도살당한 바로 그 피가 흥건한 싸움터로 다시 오는 자입니다. 왜냐하면 드라큘라는, 투르크에 대항해서 궁극적으로는 승리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다고 말하더군요. 허참! 지도자가 없는 농부들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전쟁을 수행할 두뇌와 가슴이 없이 어디서 전쟁을 끝낼 것인가요? 다시 말하건데, 모하치에서의 전투 이후에, 우리는 헝가리의 멍에를 벗어버렸습니다. 드라큘라의 혈통인 우리는 그들의 지휘를 받으면서도 우리가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우리의 정신이 견디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 젋은 선생, 우리 셰켈리 인들은 - 그리고 그들 심장의 피, 뇌, 그리고 그들의 검으로서의 드라큘라는 - 합스부르크 가와 로마노프 가가 결코 도달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기록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아무리 없애려 시도하더라도 어느 틈에 또 생겨나서 조금 후에는 엄청나게 되는 숲 속의 버섯들처럼이요. 뭐 이제 전쟁으로 날을 보내는 세월은 더 이상 아니긴 합니다. 요즘과 같이 불명예스러운 평화 시기 속에서 이러한 피는 너무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위대한 우리 종족의 영광은 이제 그냥 옛날 이야기로 들리지요.


이렇게 듣고 있다 보니 벌써 시각이 아침에 다다랐다. 마찬가지로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메모: 이번 일지는 "아라비안 나이츠"의 시작과도 끔찍하게 같아 보인다. 모든 이야기가 수탉의 새벽 울음 소리가 들려서야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아니면 햄릿의 아버지의 유령도 마찬가지였는데, 마찬가지의 경험을 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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