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조가 토끼를 잡다
쿠조는 토끼들을 뒤쫓기에는 자기가 너무 늙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쿠조는 늙은 게 아니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개의 나이로 계산해도 그랬다. 하지만 쿠조는 다섯 살이고 강아지 시기는 지났다. 강아지 때라면 집과 헛간 뒷편에 있는 숲과 초원을 통해서 몹시 격렬한 추격전을 시작하도록 만드는 데는 나비 한 마리로 충분했었다. 쿠조는 다섯 살이고, 인간으로 환산하면, 이제 중년의 가장 초반에 들어가는 연령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6월 16일로, 이른 아침의 아름다움이 한껏 피어나고, 아침 이슬은 여전히 풀들 위에 놓여 있었다. 엔비 아줌마가 조지 미아라에게 예고했던 그 열은 실제로 도착해 있었다. - 수 년에 걸쳐서 가장 따뜻한 이른 6월이었다. - 그리고 둘 옆에서 그날 오후 쿠조는 먼지투성이의 문가에서 (혹은 헛간 속에서, 그 인간이 들여보내 주면 말이지만. 가끔씩 술을 엄청 마시고 나서는 그렇게 해 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거의 술에 빠져 살다시피 해서 쿠조는 자주 헛간에 드나들었다. ) 누워 있었다. 낮의 태양이 뜨거웠기 때문에 쿠조는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는데, 뭐 하긴 그건 나중의 일이긴 했다.
그리고 그 토끼 말인데, 크고 갈색에, 통통했다. 그 녀석은 쿠조가 집에서 일 마일 떨어진 북쪽 들판의 끝자락 가까이의 그곳에 나타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 우리의 토끼 친구에게는 영 알맞지 않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재수가 없었어, 친구.
쿠조는 토끼를 향해서 열심히 추적해 갔는데, 토끼 고기를 원해서 보다는 그냥 스포츠를 즐기는 목적에서였다. 토끼는 새로난 클로버를 행복이 가득한 기분으로 아삭아삭 씹어 먹고 있었다. 여기 난 클로버는 한 달 뒤 가차없이 내려쬐는 강렬한 여름 햇볕에 구워져 갈색이 될 것이었다. 만약에 둘 사이의 거리가 지금보다 절반이고, 토끼가 쿠조를 발견하고 급히 깡총거리고 달아나게 되는 경우라면, 쿠조는 그냥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토끼와의 거리가 15 야드 안에 들어왔을 때 토끼의 머리와 귀가 쫑긋하고 위로 치솟았다. 잠시 동안 토끼는 움직임이 멎었고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건 영락없이 검은 색의 벽과 같은 눈이 웃기게 툭 튀어나와 있는 얼어붙은 토끼 조각상이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아래로 쑥 들어갔다.
격렬하게 짖으면서 쿠조는 추격을 시작했다. 토끼는 매우 작았고 쿠조는 매우 컸지만, 그 녀석을 잡을 수 있겠다는 가능석 덕에 쿠조의 다리에는 여분의 에너지가 발산되어 민첩하게 뛰어 나갔다. 실제로 순식간에 따라잡아서 토끼는 거의 쿠조의 발톱에 닿을 뻔 했다. 토끼는 지그재그로 방향을 바꾸면서 급선회와 급기동을 반복했다. 쿠조가 더 육중하게 이쪽 저쪽으로 방향 바꾸면서 달려서, 발톱으로 초원의 검은색 땅바닥을 파냈고, 처음에는 토끼의 급선회가 성공해서 따돌려지는 듯 했지만, 곧 빠르게 따라 잡았다. 쿠조가 육중하고 씩씩하게 짖어 대자 새들이 날개 짓을 하며 날아 올랐다. 만약에 개라는 존재가 활짝 함박 웃음을 웃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면 분명히 쿠조는 이때 함박 웃음을 웃고 있었을 것이었다. 토끼는 급선회를 했다가, 북쪽 들판으로 곧바로 직진해서 나아갔다. 쿠조도 쫓아서 맹렬하게 질주했지만, 이미 무엇인가 이 경주는 자기가 이길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쿠조는 열심히 시도했고, 마침내 토끼가 작고 나지막한 언덕의 한쪽 면에 있는 구멍 속에 빠졌을 때 쿠조는 다시 따라잡게 되었다. 구멍은 길게 자란 풀로 덮여 있었고, 쿠조는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의 큰 갈색 몸을 숙여서 일종의 털뭉치 추진체로서 구멍 속으로 들이 밀었다. 앞쪽으로 쑥 몸을 집어 넣었고... 거기서 즉시 병 안에 빠진 코르크 뚜껑처럼 구멍에 몸이 끼어 옴싹달싹할 수가 없었다.
조 캠버는 마을 끝 3번 도로 언저리의 세븐 오크 농장을 17년간 소유해 오고 있었지만, 여기에 구멍이 있는 것은 몰랐다. 자신이 이 땅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었다면 물론 쉽게 알 수 있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 빨간 색의 큰 헛간에는 가축 한 마리 없었다. 헛간은 차고이자 자동차 수리소였을 뿐이었다. 조의 아들인 브레트는 집 뒷편에 있는 들판과 뒷편 숲 이곳저곳을 자주 뛰어다니고 놀았지만, 그 또한 결코 구멍이 있는 지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실 그 구멍에 발을 디딜뻔 한 위기의 순간이 몇 번인가 있긴 했는데, 만약 그랬다면 발목이 부러졌을 것이었다. 맑은 날이면 구멍은 그림자가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끼고 흐린 날이면 높게 웃자란 풀이 덮어버려서, 문자 그대로 시야에서 존재가 사라져 버렸다.
농장의 이전 소유주였던 존 무삼은 사실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1963년에 이 농장을 조에게 팔았을 때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존과 아내인 채리티가 1970년에 아들을 가졌을 때, 주의를 주는 차원에서 그 구멍에 관해 말해 줄 수도 있었지만, 그 무렵에 암에 걸려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브레트가 구멍을 결코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잘 된 일이었다. 사실 한창 개구장이일 나이의 남자 아이에게는 땅 속의 구멍만큼 세상에서 흥미로운 건 또 없었을 터였다. 그리고 이 것은 작은 자연산 석회석 동굴이었던 것이다. 가장 깊은 곳은 대략 이십 피트 정도의 깊이였고, 진흙을 뒤집어 써서 더러운 몰골이 될 법한 꼬마 애가 마치 장어가 미끄러지듯 거기에 발을 들이미는 것은 꽤나 있을 법한 얘기였다. 문제는 구멍으로 미끄러져 내려간 후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의 일이 이미 과거에 다른 작은 동물들에게 일어났다. 동굴의 석회석 표면은 미끄러져 들어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지만, 밖으로 나가기 위해 그것을 타고 오르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동굴의 바닥에는 그렇게 헛된 시도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동물들의 뼈가 흩뿌려져 있었다. 마멋, 스컹크, 얼룩다람쥐 한 쌍, 다람쥐 한 쌍, 그리고 집고양이. 여기서 죽은 집고양이는 클린 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캠버 네의 고양이였는데, 2년 전에 실종이 되었고 이 집 사람들은 차에 부딪쳤거나 그냥 가출한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구멍 안까지 쫓아 들어온 괜찮은 크기의 들쥐의 뼈와 함께 여기서 이 신세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