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언니, 별일 없어? 근데 목소리가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요즘 괜히 좀 우울하네~
"그럼 브라질에 와서 여행이나 다닐까?" "
그 멀리, 돈도 많이 들 텐데...
하루를 끝내고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둘째 언니가 요즘 우울 하다고 해서 여행 오라고 했더니 돈 걱정 부터하네..."
"그래, 그럼 비행기 티켓 보내드려~ 오실 때 큰언니, 처제도 함께 오셔서 오랜만에 딸 넷이 한번 뭉쳐봐!
"언니들 연세도 있으시니 비행기 티켓은 비즈니스로~ "
"그럴까~"
세상에 ~ 내 남편이 왜 이렇게 멋져 보이는 거야!!!
마음이 붕 떴다.
벌써 9년 전 이야기다.
*리오 데 자네이로 Corcovado 산 정상에 위치한 Cristo Redentor(구세주 그리스토상)*
동상 높이: 받침포함 32m
길이: 양팔을 펼친 길이 28m
무게:635톤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두 팔을 벌린 채 세상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예수상, 그 앞에 서는 순간 벅찬 감정이 밀려와 눈물이 핑 돌았다.
예수동상 앞에서 내려다보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아름다운 곡선의 코파카바나 항구는 마음을 흔드는 한 편의 시였다.
리오 데 자네이로의 이곳저곳을 느끼고 구경한 뒤,
끝없이 펼쳐진 예쁜 코파카바나 해변을 치안 걱정에, 차창 너머로만 바라보며 지나가는 게 아쉬웠다.
예전엔 해변 파라솔 아래 앉아 시원한 바다 풍경을 눈에 담으며, 손엔 코코넛주스를 들고
아슬아슬하게 끈 수영복(입었는지 맨 몸인지)을 걸친 조각 같은 브라질 아가씨들도 구경했다.
몸매가 얼마나 예쁜지 여자인 나도 넋이 나가 고개를 빼고 볼 정도니 남자들은 오죽할까? ㅎㅎ
다시 비행기를 타고 이구아수로~
*이구아수 폭포(큰 물, 위대한 물이란 뜻)*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 사이에 위치한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제)*
폭포수-270개(비가 오면 폭포의 수가 늘어난다)
길이-2.7km
낙차-82m
가장 큰 폭포-Garganta del Diabro(악마의 목구멍)
이구아수폭포로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지면 가까이에, 수백 마리 나비가 무리(무더기)를 지어 워니를 그리듯 제자리를 뱅글뱅글 돌고 있는 게 곳곳에 꽃송이가 피어나는 듯 아름다웠다.
폭포 가까이 다가가니 물소리와 물안개에 매료되며 마음까지 젖어들었다.
전망대에 올라 서니 , 숲 사이로 수백 개의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모습 앞에 자연의 위대함과 장엄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모두들 "세상에" "세상에" 란 말만 거듭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굉음을 내는 폭포와 물안개 사이에서 손에 닿을 듯 피어나는 무지개는... 글로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오푼 전기차를 타고 새소리와 벌레 소리를 들으며 밀림을 지나 스피드보트를 타러 갔다.
우비와 구명조끼를 입는 순간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보트는 점점 넓어지는 이구아수강을 미끄러지듯 달리고 또 달렸다.
점점 커지는 폭포 굉음소리를 들으며 , 물안개가 얼굴을 적셨다.
멀리서 보이던 폭포는 코앞에 있고, 사람들의 환호 속에 보트는 폭포 속으로 돌진한다.
"One more!" "One more!"을 외치며 보트가 폭포 깊숙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짜릿한 순간순간을 안겨 준다.
거센 물줄기가 온몸을 때리는 것도, 공포감도 잊은 채 사람들은 "One more "을 외치며 짜릿함에 환호한다
몸도 마음도 물을 뒤집어쓴 채...
호텔에서 하룻밤을 쉬고 아침,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를 맞고 있는 폭포는 어떤 모습일까? 걱정반 설렘반으로 우비를 챙겨 아르헨티나로 길을 나섰다.
멀리서 들리던 물소리가 가까워지며 물안개가 밀려왔다
흩뿌리며 내리는 비, 쏟아지는 물줄기. 나무사이에 낀 운무가 어우러진 몽환적인 풍경에
나는 폭포를 보는 것이 아니라, 폭포 속으로 들어가 살아있는 산수화 속을 걷고 있었다
한순간을 영원처럼 느끼게 하는 살아있는 산수화였다.
다시 한번 비 내리는 날의 이구아수폭포를 볼 수 있다면...
*Garganta del Diablo(악마의 목구멍): 낙차 82m 이구아수 폭포의 심장*
테크 길을 따라 우렁찬 굉음소리를 들으며 도착한 악마에 목구멍,
심장을 때리는 굉음과 물안개, 내리는 비가 어우러진, 빨려 들아 갈 듯한 깊은 목구멍을 갖은 폭포,
두려움과, 경탄이 동시에 밀려오는 웅장한 폭포 앞에서, 난 왠지 서서히 아주 서서히 걸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넋을 잃고 바라보다 밀려드는 인파로 발길을 옮겼다.
조금 걷다 보니,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려왔다.
좁은 강폭 너머, 무지개를 두른 수천 곁의 물결이 쏟아지고,
고개를 쑥 빼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 발아래에서도 쉼 없이 폭포가 쏟아진다.
"세상에!"
"와! 우리 지금 지구에 있는 것 맞아!" "
이구아수폭포 앞에 선 우리 네 자매의 시간은 마치 꿈결처럼 흘렀다.
어른이 된 이후,
네 자매가 한 달이라는 시간들을, 꺼내고 나누며 함께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께 웃고 걸으며, 언니, 동생이 즐겁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나에게 가장 큰 선물처럼 다가왔다.
이렇게 우리 자매들의 사랑이 건강하고, 오래도록 이어지길 마음 깊이 기도한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눈으로 담기엔 벅찬 브라질에서 바라본 폭포*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폭포와 물안개 사이에는 손에 닿을 듯 아름다운 무지개가 피어있었다*
*수천 곁 물결이 쏟아지며 피어내는 신비스러움을 안은 물안개*
* "one more" "one more"을 외치며 몸도 마음도 흠뻑 젖은 Macuco Safari 보트 *
ㅗ
* 흩뿌리며 내리는 비, 쏟아지는 물줄기, 나무 사이에 낀 운무가 어우러진 아르헨티나에서 바라본 살아있는 산수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