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100%의 기적보다 소중한, 1%의 일상
작업치료사로서 10년, 내가 마주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뇌경색이나 뇌졸중, 척수손상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이 질환들은 아프기 전의 모습으로 100% 돌아가기란 참 어렵다. 하지만 우리 작업치료사의 존재 이유는 '완벽한 과거'가 아닌 '최선의 오늘'에 있다. 마비된 팔다리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운동부터, 흐릿해진 기억을 붙잡는 인지 치료, 그리고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분들을 위한 연하 치료까지. 우리는 환자가 다시 사회라는 파도 속으로 헤엄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다.
빳빳한 가운 대신 활동적인 치료복을 입고 환자의 곁에 바짝 붙어 앉는다. 우리는 물리치료사 선생님들과 함께 환자의 신체적 회복을 돕는 동시에, 그분들이 스스로 수저를 들고, 옷을 입고, 화장실에 가는 그 '평범한 일상'에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는다. 하지만 치료실에는 늘 희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선생님, 내가 다시 사회에 나갈 수 있겠어요? 다 끝난 것 같아요."
간혹 깊은 절망에 빠져 부정적인 말씀을 하시는 환자나 보호자들을 마주할 때면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그분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한다. 재활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아주 긴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마라톤이라고.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 병원이라는 공간은, 잠시 멈춰 서서 다시 걷는 법을 배우는 정거장일 뿐이라고 말이다.
베테랑 소리를 듣는 연차가 되었어도 모르는 것이 생기면 여전히 교육을 찾아 듣고, 선임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한다. 지식보다 중요한 건 공감이라는 걸 알기에, 치료 중간중간 건네는 일상적인 대화로 환자의 마음 문을 먼저 두드린다. 병원 생활에 적응하며 조금씩 웃음을 되찾는 그분들을 볼 때, 나는 내가 입은 치료복의 무게를 실감한다.
비록 아프기 전으로 완전히 되돌려놓지는 못할지라도,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 100%의 기적은 아닐지라도, 스스로 단추를 채우는 그 1%의 성취를 위해 나는 오늘도 치료복의 소매를 걷어붙인다. 우리의 작업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멈춰버린 누군가의 삶을 다시 흐르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