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온다
눈은 자자 하고 뇌는 그럴 수 없다 버틴다
커피는 아침에 한 잔이면 충분한데
요즘은 서너 잔이나 되는 것을 아무 때나 마신다
바쁜 일도 꼭 해야할 것도 없으면서
마음이 부산스럽고 괜스레 안절부절
이럴 때는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구강기고착 이상성격이 틀림없다
목과 귀가 뜨끔뜨끔 쑤신다
조카2가 제 몸에 있던 바이러스를
살뜰히 챙겨 내게 넘겼다
세상 다정한 새끼......
약을 먹을까 고민하며 누워서
고작 님의 글을 모두 읽었다
아름다운 그림에 담긴 따뜻하고
짠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좋다
그 사이에도 안전안내문자가 계속 온다
서대문 어디는 축대가 무너졌다는데......
어릴 적 살던 산동네
흘러내린 옹벽 위에 반만 남아
남루한 세간을 드러낸 채 엉거주춤 걸쳐있던
이웃의 작은 방이 생각났다
누워서 문자를 하려니 팔이 저린다
비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잠을 청하려는데
어이구야, 4시가 다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