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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힐데 Jan 05. 2023

돈키호테는 아무나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벅뚜벅

(그_남자에게서_전화가_왔다 이어) 거대한 조직(조금 얌전한 말로 패거리 문화라 하고 싶다), 지역사회에서 혈연, 지연, 학연이란 세 고리가 연결된 이들의 순수혈통으로 성골을 이룬다(이도 지역 출신 아이가 술 한 잔 들어가자 혀 꼬부러지는 말로 확인 사살 해 준 것임을 밝힌다.) 그야말로 양적이든 질적이든 지역 사회에 어마무시한 힘을 가진 존재들…거대한 바위, 그리고 타 지역 사람으로 이 지역 사람들과 혼인을 해서 한 다리 걸쳐진 대상이 진골이 되겠다. 그다음은 그 성골과 진골의 주변에서 정보요원으로 6두품이나 될까?! 아! 그렇다고 지역출신 모두를 그렇게 부르진 않는다. 그렇게 끼리끼리 모이는 집단의 아그들에만 한정된 이야기다. 그렇게 불러지지 않은 이들은 그들에게도 따를 당하든지 스스로 따를 시키든으로 나뉠 것이니 말이다. 무튼 그 패거리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들은 기억하지도 못한 그저 나만의 무의식 밑바닥에 앉아 있을 법한 이야기들, 그렇지만 나에겐  십수 년 동안 끈적끈적하게 매달려 있다가, 내가 내가 아니게 될 때야 비로소 거대한 이야기의 물결로 나의 현재진행형을 이루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몸으로 살고 글로 써서 풀어야 한다는 것도. 아마도 이러한 이야기들을 그때그때 썼더라면 증발되었거나 혹은 같이 떠들어 대면서 말이라도 했다면(간혹 가까이 있는 공감은 하지만 공감대는 아주, 정말로 형성이 되지 않는 이에게  알리바이를 만들기도 했지만) 현재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었을 텐데…(이건 순전히 ‘라면’에 대한 미련일 수 있다. 나는 현상계의 현재에 충실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므로, 그렇다면 나는 같은 공간에서 다른 차원의 세상을 만들고 살았다는 것인가! 아니 지금도 나는 두 개의 세계에서 동시에 숨 쉬며, 시간 선상의 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실상이 없는 감정의 공간에서 공존하며 나의 다른 감정들을 다독이며 살고 있다는 생각에 미친다, 내가 구신이 되어서, 아니 다중인격의 경계선상에서)


사실 인정한다. 여럿이 있으면 가끔은 너무나도 교과서적인, 또는 통통 튀는 말 한마디로 공감대 형성을 못하고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부지기 수라는 것을. 그렇지만 또 아예 별천지에서 온 아이처럼은 아니다.(혹시나 싶어 수시로 여러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전혀 아니라는 확인을 받으니 말이다). 그러더라도 만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뉴런의 연결고리처럼 그들의 관계가 연결되면서 거대한 줄기가 보인다(때론 소소해서 놓칠지라도), ‘아, 저렇게들 연결되어 있군!’, 보이니 조금만 건드려도 그 조직의 말초신경은 될 수 있으련만 그게 그게 나 자신을 속일 정도로 그래서 귀신이 되어 본성이 아닌 다른 인격성을 만들어 대면해도 부족할 판에 가끔씩 괴강살이 끼어든단 말이지.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말초신경이란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별거녀로 이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더라도 그 조직 구성원들 중에는 늦은 술자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전화질 해 댈 때는 ‘확’ 내질러했다가도, 내가 인간임에야 그럴 수는 없지. 이 정도면 사리가 한 사발은 나와야 할게다.



어느 날 점심을 먹기 위해 돼지국밥집엘 들어갔다. 자리가 없어 나오는데 거대 조직 비스끄무리한 무리의 얼굴들이 스쳤다. 그리고 뒤통수만 봐도 알 것 같은 내 마음의 별 1이 마주 하고 있었다. ‘이건 뭐지?’, 결코 같이 마주 앉아 있기에는 색의 조합이 되지 않는 그런 뭐. 이때 감정의 이물질이 끼어들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확인을 해서 그 찌꺼기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그 상황을 그 내 마음의 별 1과 공유해야 하는데 사실 그 찌꺼기가 그 찌꺼기가 되는 확인 사살이 될까 봐 두려워져 입을 다물게 되지. 그리고 내 마음의 별 1은 정말 내 마음에서 빛이 바래면서 사라진다는. 결국 나는 또 몸으로 경험해야만 인정하게 되는 현상세계에 대한 이상적인 세상이 실현되리라는 꿈은 단연코 실현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자라기 시작한다. 그리고 포기가 아니라 비로소 그 거대조직을 이번에는 내가 따를 시키지(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지만 서로에게 이로운 패거리로써,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랍시고 고작 시간 반에서 하루 이틀이면 더 이상 정보가 되지 않을 정보로 서로를 감싸 안으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바퀴벌레들이 큰 선심 쓰는 양 하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기겠다.(나는 내가 그러하듯 기대지 않고 스스로 꿋꿋이 걸어 나가길 바랄 뿐이다. 누구나 무소의 뿔처럼 말이다. 내 마음의 별 1도).



결국 지역사회 조직의 큰 어른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싸움? ㅋㅋ 혼자만의 싸움이라 해야 정확할게다. 그 싸움 속에서 조직원 없는(아님 조직원이라 생각해도 백퍼 자율성 속에서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양심,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나 홀로 조직이며 조직원이길 바라는 조직원 정도?) 나는 이상적인 무형이지만 비정의를 전복할 믿기 힘들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패거리로 묶인 현상계의 조직을 향해 돌진할 준비를 한다. 그러면서 위안을 하지, 나로부터의 저항, 운명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드라마 같은 현상세계가 주는 돈키호테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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