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지랄 맞으니 돈을 쓰는 것도 지랄 맞다. 나는 참 무식하고 용감하고 미련스럽다. 골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구력이 최소 5년이 넘은 사람들이 부러워 그들을 쫓아가는 뱁새가 되려 하고 있다.
하루에 한 시간 레슨을 받고 또 90분을 . 풀 스윙으로 넘어가니 뭔가 되는 듯해서 욕심이 정점을 찍음과 동시에 몸통 근육이 경직되었다. 흔히 말하는 '담'이 들렸다. 골프 배우면서 갈비뼈 안 나가면 진심 아니란 말이 맞나 보다. 그러면 쉬어야 할 것을 코치님을 속이고 계속 수업을 했다.
"말빛님, 자세가 자꾸 무너져요. 왜 그러시죠?" 사실을 말할까? 고민하다 "다시 하겠습니다."로 마무리. 수업 내내 잔소리 폭풍으로 듣고 귀가.
다음 날 아침 사달이 났다. 침대에서 수가 없었다. 출근을 해야 하니 눈물을 질질 흘리고 침대 모서리에 의지해 겨우 일어나 출근 준비. 기침만 해도 몸통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결국 병원에 들러 사진을 찍고 약을 처방받았다. 오래 알고 지낸 원장님도 어찌나 뭐라 하는지 돈 쓰고, 욕먹고, 아프고, 지랄 쓰리콤보 되시겠다.
욕심을 내려놓는 일이란 것이 참 어렵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은 더 그렇다. 무식하고 의욕만 앞서니 일을 그르치기 쉽다. 그리고 포기한다. '잘하는 사람이란 꾸준히 오래 하는 사람'이라는,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교훈 하나를 이리 또 직접 몸과 돈지랄로 배운다. 머리로 알았으니 몸으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비가 그치면 가을이가 문 앞에 기다리고 있었으면 하는 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