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의 시련이 있었다. 하나는, 아픔 뒤에 자신을 발전시키는 시련이다. 사람들은 그걸 성장이라고 부른다. 또 하나는, 아픔 뒤에 더 아픈 고통이 따르는 시련이 있다. 사람들은 그걸 상처라고 부른다. 나의 시련은 성장이었을까, 상처였을까?
- 동화 <미스 차일드> - 초딩학생작율라
나는 시련 앞에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는 나약한 사람이었다. 문제를 회피하고 땅굴을 파 숨기에 바빴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생채기를 긁고 피가 날 때까지 자책하며 깊은 상처를 만들었다. 이 악순환에서 나를 꺼내 준 것은 그림책을 권해 준 11살의 소녀였다. 참혹하게 무너지는 나를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어 어두운 땅굴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한 발 한발 세상으로 걸어 나왔다. 그림책은 손전등 같은 존재였다. 그 작은 시작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