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말빛 Jun 20. 2024

내 친구 행운에게

그림책 내 친구 행운에게 를 읽고

나에게는 행운 같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내가 말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를 찾아왔고, 세상 맨 처음 친구가 되어 주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행운 같은 친구를 생각하니 눈물이 왈칵 차오른다. 나는 여리고 어리석고 마음에 병이 있는 모자란 인간이다. 이런 나의 밑바닥을 보면서도 나의 손을 놓지 않고 잡아주는 내 인생 최고의 친구, 그녀는 내 동생이다. 내가 네 살이 되던 해 내 친구 행운이 나에게 찾아왔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지었다. 그래서 그녀와 내 이름은 비슷하다.

유년기를 보내는 동안 벌거벗은 입금님 마냥 어리석은 왕놀이를 할 때 나의 든든한 충신었고, 선생님 놀이를 할 때는 말 잘 듣는 학생이었다. 고집이 좀 세긴 했지만 언니로서의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었다. 내가 병을 앓고 있을 때 갓난쟁이를 업고 내 집으로 와 한 달 가까이 내 간병을 해 주었다. 평생 잊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우울의 늪에 빠저 망가져 가는 나를 지켜주었고 내가 저지르는 만행에도 나를 힐난하지 않았다.

동생에게 세상 당당했던 내가 가면 뒤에 숨어 움츠러드는 것을 보며 안타 까은 눈물을 흘려주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그녀에게 의지했다.

이야기 속의 에밀이 어린 토끼에게 쉴 곳을 내어준 것처럼 그녀는 온전히 마음을 나에게 주었다.

이제 행운은 그녀만의 행운들이 있다. 내가 차지했던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나는 한동안 많이 아팠다. 더 이상 나만의 행운이 될 수 없음이 서러웠다. 내가 그녀를 필요로 할 때 당장 달려와 줄 수 없는 그 마음은 애착인형을 빼앗긴 아이 같았다.

내 마음이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동안 사랑의 감정에 질투와 시기가 싹텄다. 나도 안다. 비겁한 마음인 것을 말이다. 그래도 그것이 내 진심이다.



에밀은 산꼭대기에 혼자 살아요. 멋진 정원을 가꾸고, 반짝이는 별을 보며 잠에 들죠.

에밀은 별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는, 잔잔하고 고민 없는 삶을 사는 게 좋았어요.

그런 에밀의 곁에 행운이 걸어옵니다. 행운은 조용했던 에밀의 삶에 질문을 만들죠.

에밀에게 온 행운은 무엇일까요? 에밀은 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 출처: 교보문고 책소개

이전 07화 세 시간만 우울할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