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이상주의자
테스트 결과는 정확하다는데...
심리, 인격, 성격, 사랑. 테스트가 범람하는 시대다. MBTI로 대표되는 이런 테스트들은 사람을 규정짓고, 나누고, 연결하는 등 많은 일을 한다. 재미 삼아 시작한 검사 결과지를 받아 들고 늘 하는 말이 있다.
"우와, 진짜 잘 맞는다."
나는 천하제일 팔랑귀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잘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오늘은 관심 있는 책 서평단 모집에서 뉴해피 테스트라는 것을 했다. 올드해피에 대비되는 말인 듯한데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다. 검사 결과 나는 고독한 이상주의자. 당신은 고독한 이상주의자형. 머릿속에서 자꾸만 부족하다고 말하나요? 그 목소리는 진짜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문화에서 자란 결과일 뿐입니다. 족쇄처럼 감고 있는 낡은 행복을 풀어내야 나 자신과 화해할 수 있어요. 읽어 보니 맞는 말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인정욕이 강했다. 이것은 칭찬보다는 비난을 많이 받고 자란 나의 성장배경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나름 심리학 공부도 좀 했다. 그런데 나 자신과 화해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데는 의문이 생긴다. 상처의 원인이 내가 아닌데 스스로 치료를 해야 한다니, 어려운 문제다. 대부분의 심리 관련 책들을 보면 하나같이 나 자신을 믿고 응원하고 사랑하라고 한다.
사랑받지 못해 사랑할 줄 모르고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강요하는 심리학. 우리는 어디에 비빌 언덕이 마련되어 있을까?
왜 상처받은 사람들은 스스로 치유해아 할까?
누가 좀 도와주면 안 되겠니?
오늘도 우울이는 환장한다.